봉원사 의소제각 편액과 칠성각,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
봉원사 의소제각 편액과 칠성각,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
  • 김진희 기자
  • 승인 2020.08.1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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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지역 최초로 조선왕실 원당 실체 밝혀
봉원사 칠성각. 사진=서울시.
봉원사 칠성각. 사진=서울시.

 서울시는 조선시대 영조(英祖)의 장손 ‘의소세손(懿昭世孫, 1750~1752)’의 무덤인 ‘의소묘(懿昭墓)’ 원당(願堂)에 대한 실체를 밝혀준 '봉원사 의소제각 편액(奉元寺 懿沼祭閣 扁額)'과 '봉원사 칠성각(奉元寺 七星閣)'을 서울특별시 문화재자료로 지정했다.

 2011년, 봉원사 칠성각의 불단을 수리하면서 발견된 봉원사 의소제각 편액은 서울시의 문화재 지정조사 과정에서 ‘건식 탁본’과 ‘자외선 촬영’을 진행하여 정확한 각자(刻字)를 판독하였다.

 심하게 훼손된 채 발견된 봉원사 의소제각 편액은 사변형(四邊形)의 형태로, 가로와 세로선대(갓)에 봉이 달려 있는 구조이다. 각판(알판)의 글자는 인위적으로 끌을 이용해 깎아내었고, 바탕칠 또한 도구를 사용해 강하게 벗겨진 상태이다. 각자 분석 결과 ‘의소제각(懿昭祭閣)’ 4자(字)를 양각(陽刻)하였음이 확인되었다.

 편액에 각자된 의소제각은 영조(英祖)의 장손이며 정조(正祖)의 동복형(同腹兄)인 의소세손의 명복을 축원(祝願)하기 위해 건립된 전각을 뜻한다.

 봉원사에 건립된 의소제각은 의소세손의 신위(神位)를 모신 “신당(神堂)”으로 불리었고, 지금의 칠성각은 1864년에 새로이 중건되면서 붙여진 전각명이다.

 봉원사 칠성각은 ‘조선왕실 원당’을 목적으로 건축된 내력과 관련 유물(봉원사 의소제각 편액)이 남아 있는 서울·경기지역 유일한 사례로서, ‘조선왕실 원당건축 연구’의 기준작이 됨으로써 그 가치가 높다.

 또한, 봉원사 칠성각의 내부 ‘공간 구조’ 및 ‘장부 결구 흔적’을 통해 봉원사 의소제각 편액이 게시된 위치를 추정 가능하다.

 일제강점기에는 많은 사찰의 조선왕실 원당이 폐쇄되었고, 관련 편액들이 모두 훼철되었다. 봉원사 의소제각 편액 또한, 그러한 시대적 상황과 궤를 같이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봉원사 의소제각 편액이 칠성각 불단 아래에 숨겨진 경위는 서울 진관사에 비장(秘藏)되었던 진관사 태극기 및 독립신문류(국가 등록문화재 제458호)의 사례가 참고된다. 신문류의 발행일자가 1919년 6~12월 사이에 분포하는 것으로 보아, 동 자료는 3.1운동을 기점으로 어느 시기에 불단 내에 숨겨진 것으로 추정되었다.

 서울시는 봉원사 의소제각 편액과 봉원사 칠성각을 문화재로 지정하여 체계적으로 보존 · 관리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화재 · 산사태 등과 같은 자연재해에 취약한 부동산 문화재에 대하여 실측, 사진촬영, 가상현실(VR) 등으로 기록을 남겨 보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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