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은 최근 새 방사장으로 이사한 설카타육지거북이, 뒤집어진 친구를 돕는 영상을 포착해 공개했다.
설카타 육지거북은 갈라파고스 코끼리거북, 알다브라 코끼리 거북 다음으로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육지 거북으로 평균 90cm까지 자라는 국제멸종위기종이다. 중앙아프리카 건조 지역에 주로 서식하며 영명은 African spurred tortoise이다. 이름에 있는 sulcata는 라틴어로 ‘고랑’을 뜻하는데 등껍질의 모양이 고랑처럼 패여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서울대공원의 설카타육지거북은 기존에 테마가든 어린이동물원, 남미관, 동양관에서 각각 사육하고 있었으며, 최근 동양관 뒤편 야외 새 방사장에 합사하였다.
설카타육지거북의 새 방사장은 잔디가 깔린 야외 공간으로 동물들의 행동반경도 훨씬 넓어지고 일광욕도 할 수 있다. 방사장 한가운에는 얕은 폰드를 설치했다. 설가타육지거북은 수영을 전혀 못하지만 물에 들어가면 배변활동을 돕고 원활한 요산 배출과 변비가 예방되어, 그 습성을 반영한 것이다.
이번 영상은 뒤집어진 친구를 몸으로 밀어 원상태로 돌려주는 모습이다. 다른 거북이 종과 달리 설카타육지거북은 등껍질이 높아 스스로 몸을 뒤집지 못한다. 몸을 뒤집지 못하면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물을 마실 수 없고, 특히 야생에서는 뜨거운 햇빛에 그대로 노출이 되어 말라 죽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파충류는 교감보다는 본능이 우선인 동물로, 사육사들도 거북이의 이타적인 행동은 직접 목격한 일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이번 영상은 드문 경우다. 야생의 설카타의 경우에도 친구를 돕는 모습이 관찰된 적이 있지만 사람의 성격이 다르듯 개체마다 다르고, 이러한 행동에 대해 자세히 연구된 적은 없다.
거북이가 뒤집어지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도와준 것일 수도 있고, 앞으로 나가는 길에 방해가 되어 밀어보는 모습이 도와주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한다. 이번 영상은 서울대공원 홈페이지 ‘대공원앨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