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잘못버린 ‘우산 비닐’, 사고주범 될 수 있어
[기자칼럼] 잘못버린 ‘우산 비닐’, 사고주범 될 수 있어
  • 박혜원 기자
  • 승인 2011.07.12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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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한 비닐 아무곳에나 ‘휙’, 안전사고 위험성 ↑

“어휴, 쓰레기통이 바로 옆인데 제대로 좀 버리고 가지...”

벌써 몇일 째, 장맛비가 쏟아지고 있는 서울의 출근길. 지하철 1·2호선 시청역에서 시민들이 아무렇게나 버리고 간 우산비닐을 정리하는 아주머니 입에서 불만 섞인 한숨이 터져 나왔다.

‘우산 포장기’ 바로 옆에 사용했던 우산 비닐을 버리는 곳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지만, 몇몇의 시민들은 본 척 만 척 ‘휙’ ‘휙’ 아무 곳에나 버리고 간다. 쓰레기통 주변은 물론 교통카드 충전기 앞, 지하철역 출입구 등에는 그렇게 버려진 비닐들이 쌓여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미간을 찌푸리게 한다.

▲ 지하철역 곳곳에 버려진 '우산 비닐'.

지난 2008년 우천시 지하철 전동차 내 쾌적한 환경 조성을 위해 지하철역마다 설치된 ‘우산 비닐포장기’. 덕분에 출·퇴근시간 혼잡한 전동차 안에서 승객의 우산에 옷이 젖거나 전동차 바닥에 물이 고여 사고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를 예방하게 됐다.

전동차 안에서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이 비닐이 전동차를 벗어나면 바로 애물단지가 된다. 또 다시 우산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사용했던 비닐을 버려야 하는데, 출·퇴근길이 바쁜 탓인지 아무 곳에나 버리고 가기 때문이다.

그렇게 버려진 비닐로 인해 시민들의 눈살이 찌푸려지는 것 뿐만 아니라 안전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자칫 잘못하여 빗물이 고인채 바닥에 버려진 비닐을 밟게 되면 그대로 미끄러져 넘어지거나 발목을 삐끗하는 등의 사고가 발생하게 된다.

시청역을 매일 이용한다는 김수용씨는 “몇일 전 출근시간에 늦어 지하철역을 급하게 이동하는데, 발밑이 비누를 밟은 것처럼 미끄러웠다”며, “순간 큰 사고가 발생하나 싶어 가슴이 철렁했는데, 다행히 넘어지지는 않았다”며 안도했다.

지하철 회기역에서 만나 한세희 학생은 “요즘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찝찝한데, 시민들이 우산비닐을 아무 곳에나 버리고 가는 모습을 보면 시민의식이 성숙하지 못한 것을 느끼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올 여름 기록적인 호우로 전국에서 사망·사상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잠수교도 통제되는 등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한가지의 안전사고라도 예방해야 하는 이 상황에 나 혼자만의 이기심으로 다른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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