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과 한약방의 고유한 향기 특징-참당귀
식용과 한약방의 고유한 향기 특징-참당귀
  • 송홍선 민속식물연구소장
  • 승인 2011.07.2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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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선의 ‘풀꽃나무 타령’-120]

한약방의 독특한 냄새. 그것은 아마도 대부분 당귀의 향기일 것이다. 한약재로 잘 알려진 당귀는 한반도에서 참당귀, 일본에서 왜당귀, 중국에서 중국당귀를 통틀어 지칭하고 있다. 당귀는 ‘신농본초경’에 실려 있을 정도로 오래 전부터 이용된 약재이다.

여러 본초 자료에 나타난 당귀를 요약하면, 한방에서는 당귀가 감초 다음의 약초로 알려져 있으며, 기를 보하는 것이 인삼이라면 혈(血)을 보하는 것은 당귀란다. 당귀는 약성이 온화하고 맛은 달며 쓰고, 방향성 정유와 당류, 비타민E 등이 함유되어 있다.

또한 자료에서 보면 당귀의 효능은 크게 보혈조경(부족한 피를 보충하고 월경이상을 조절), 환혈지통(피를 활발하게 순환시켜 통증을 멈추게 함), 윤장(대장을 윤택하게 하여 부드럽게 함) 등으로 대별된다.

당귀는 주로 부인병의 월경조정에 사용한다. 생리통에도 효과가 있으며, 무월경, 생리불순에도 효과가 있다. 또한 건망, 불면, 정신불안 등의 증상에도 당귀로 보혈하고 진정시킨다. 뿐만 아니라 몸이 마르고 초췌하거나 어지럽고 눈이 아물거리며 귀에서 소리가 나고 근육경련이 있을 때에도 당귀를 이용한다.

또한 당귀는 어혈에 사용하고, 타박, 염좌(捻挫) 등의 외상이나 혈관질환으로 인하여 생긴 출혈, 혈류정체, 통증 등에 대하여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진통시킨다. 허한(虛寒)으로 인하여 생긴 복통에도 적합하다. 만성화농증에도 사용하고, 치혈, 보혈, 지통(止痛) 등의 효능도 있다.

그리고 대장을 윤택하게 하여 변비를 다스린다. 민간에서는 당귀의 가는 뿌리를 차로 달여 먹거나 술을 담가 먹고 있다.  당귀(참당귀)는 또한 오래 전 우리의 산골에서 설날 세시 먹을거리의 하나였다.

‘동국세시기’의 기록에는 ‘양주, 청평, 포천, 가평, 삭녕, 연천 등 경기도 산골 6읍에서 당귀(참당귀) 등을 대궐에 진상하였다.’라고 하였으며, 그 어린 싹은 깨끗하기가 은비녀 다리 같아서 꿀에 찍어 먹으면 향기롭다고 하였다.

또한 옛 사람들은 섣달 그믐날 밤에는 미묘한 향기가 나는 당귀의 뿌리를 삶은 물에 목욕을 하였다. 이는 깨끗한 몸으로 설날 아침 차례를 올리기 위해서였다. 당귀가루로 강정이나 떡단자 또는 절편도 만들었고, 당귀가루를 밤가루, 콩가루, 밀가루와 함께 섞어 꿀에 개어 다식을 만들어 제상에 올렸다고 한다.

당귀는 이두향명으로 목귀초(目貴草), 당적(當赤)이라 하였고, 1600년대에는 숭엄초불휘라 하였다. 당귀(當歸)는 한자풀이가 ‘당연히 돌아오다’ 또는 ‘제자리로 온다’라는 뜻이다. 이와 관련한 전설은 다음과 같다.

옛날 중국의 여인들은 사랑하는 남편이나 애인을 멀리 전쟁터에 보내고 많은 날들을 기다림, 외로움, 그리움 속에서 나날을 보내야만 하였다. 이때 여인들은 당귀를 먹었는데, 그렇게 하면 자신의 몸이 튼튼해지고 피부도 아름다워서 사랑하는 임이 돌아왔을 때 맘껏 사랑을 나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해야 사랑하는 임이 싸움터에서 죽지 않고 살아서 돌아올 수 있다고 믿었다.

여인은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당귀를 먹으면서 기다리면 남편이나 애인이 싸움터에서 죽지 않고 살아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단다. 그래서 사람들은 당귀를 먹으면 임은 당연히 돌아온다고 하여 당귀라고 이름을 지었단다.

그리고 당귀종류는 죽은 사람을 소생시키는 효험이 있다는 기록도 전하며, 또한 중국에서는 좋아하거나 재회를 원하는 사람에게 당귀를 보내는 풍습이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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