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지하상가, ‘이 많은 신발을 어찌할까?’
서초동 지하상가, ‘이 많은 신발을 어찌할까?’
  • 김민자 기자
  • 승인 2011.08.01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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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진흙에 젖은 신발 할인 판매
▲ 비에 젖은 신발들을 할인 판매하고 있는 서초동 우성쇼핑센터 앞의 모습.

8월의 첫 날은 해가 드는  맑은 날이었다. 이 날 강남·서초지역의 도로도 예전처럼 깔끔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골목을 지날 때마다 풍겨오는 매쾌한 물 비린내는 이곳이 수해지역이었음을 여실히 드러내 주고 있었다.

한 아파트 단지 주변의 3군데 지하상가 상인들은 주황색 호스로 물을 퍼내고 있는가 하면, 빗자루를 들고 열심히 쓸고 있는 사람도 있고, 조금이라도 성한 물건이 있는지 살펴보는 사람도 있었다.

▲ 정상영업을 알리는 안내문을 붙여 놓은 상가 입구. 아직도 남은 물기를 호스로 빼내고 있다.
하지만 묵묵히 부서진 도구들을 치우고 있을 뿐 상가 주변은 조용했다.

이 곳을 지나던 한 50대 아주머니는 “저 물건들은 도대체 뭐예요?”라며 오히려 놀라워했다. “나는 아파트에 살고 있어서 피해는 없었는데 지하실에 사는 사람들은 피해를 많이 봤다”며 한참동안 수북히 쌓인 물건들을 바라봤다.

이곳에서 20m 쯤 떨어진 다른 상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혹시 수해복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가까이 다가갔더니 물에 젖은 신발들을 헐값에 팔고 있는 모습이었다.

꽤 값이 나갈 것 같아 보이는 신발들이 1만원 2만원에 판매되고 있었고, 이 곳 주민들은 하나라도 멀쩡하고 좋은 것이 있는지 고르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 곳을 지나던 주민은 “혹시나 발에 맞는 예쁜 신발을 찾을 수 있을까해서 나와 보긴 했지만 마음이 좋지 않다”며 “지하상점마다 난리다”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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