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한 투표소, 오 시장 지지자 발길만…
한산한 투표소, 오 시장 지지자 발길만…
  • 박혜원 기자
  • 승인 2011.08.24 15:4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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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시민 “반드시 개표요건 33.3% 채울 것”
▲24일 오후 3시 중구 소공동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후로 접어들면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진행되는 대부분의 투표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투표소가 설치된 중구 소공동 주민센터는 오후 1시를 넘기면서 대기자 없이 도착 즉시 투표를 진행할 정도로 시민들의 발길이 뜸했다.

투표소를 찾는 시민들은 대부분 오세훈 시장의 소득하위 50%에 대한 단계적 무상급식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민투표를 하기위해 주소이전까지 했다는 정 모(37·회사원) 씨는 “서울로 회사를 다니며 무상급식에 관한 서울시의 모든 상황을 지켜봐왔다”며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의견을 전하기 위해 시골로 돼있던 주소를 얼마 전 서울시로 옮겨 투표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씨는 “무리하게 무상급식을 추진하다보면 아이들이 오히려 영양실조에 걸릴 수 있다”며 “정치적인 이유에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전면적 무상급식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김은경 (52·주부) 씨는 “소득 구분 없이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하게 되면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무상급식으로 악화된 경제적 부담은 결국 어린이들에게 되돌아가게 된다”고 보다 많은 시민의 투표를 주문했다.

비교적 젊은 김 모(34·주부) 씨는 “투표에는 무조건 참여해야 한다는 생각에 투표장에 오긴 했지만 주변 사람들의 분위기는 좋지 않다”며 “결과는 나와봐야 알겠으나 시민들의 세금이 들어간만큼 개표는 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중구의 또 다른 투표장소인 신교동의 서울농학교와 옥인동의 청운효자동 자치회관의 분위기도 다르지 않았다. 투표장소를 찾았다가 텅 빈 투표소를 보고 투표를 망설이는 시민도 만날 수 있었다.

이경민(20·대학생) 씨는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사람이 없을 줄은 몰랐다”며 “생애 첫 투표를 하기 위해 이곳에 왔지만 다른 시민들은 주민투표에 관심이 없는 것 같아 투표율이 33.3%를 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눈물에 마음을 움직인 시민도 투표장을 찾았다.

최 모(57·자영업) 씨는 “솔직히 이번 주민투표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왔지만 뉴스를 통해 오 시장이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안 좋았다”며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시의 시장이 책임감을 갖고 임기는 채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면 무상급식은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몇몇의 시민들도 투표소를 찾았다.

한 모(44·회사원) 씨는 “무상급식은 아이들에게 무료로 밥을 주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의 연장선”이라며 “서울시가 투표문안도 교묘하게 만들어 놨던데 시민들은 그 꾀임에 넘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투표소를 찾은 학부모 박 모(43·주부) 씨는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에서는 벌써부터 무상급식을 받는 아이들이 누구인지 가려내 따돌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무상급식을 반드시 시행해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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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준 2011-08-24 18:03:25
현대사회의 특징인 나ㅔ게 직접 득이 없으면 방관하는 세태가 실제의 뜻과는 상관없이 한사람 절딴내기가 쉽네요. 솔직이 무상이란 말 자체에 환호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건 문제 있는 인간이 아닐까요. 단계적 급식이 올바른 소리임에도 정치모리꾼들의 충동과 선동에 서울시민이 놀아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진작 중요한 건 이런 게 아닌데...

김예준 2011-08-24 18:03:17
현대사회의 특징인 나ㅔ게 직접 득이 없으면 방관하는 세태가 실제의 뜻과는 상관없이 한사람 절딴내기가 쉽네요. 솔직이 무상이란 말 자체에 환호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건 문제 있는 인간이 아닐까요. 단계적 급식이 올바른 소리임에도 정치모리꾼들의 충동과 선동에 서울시민이 놀아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진작 중요한 건 이런 게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