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르네상스 전면 폐지할 때까지!”
“한강르네상스 전면 폐지할 때까지!”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1.09.21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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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지난 14일 양화대교 북단 포은 정몽주 동상 앞에 혼자 앉아 있었다. 서울환경련 상근 활동가들이 5월부터 매일 1인 시위를 벌이는 ‘상설 천막’ 아래. 그는 올 여름 내내 이곳 양화대교와 서울 곳곳에서 벌어진 집회, 시위 현장을 오갔다.

염 처장은 “오세훈 시장이 사퇴한 만큼 서해뱃길사업과 한강운하, 서울르네상스의 재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그렇지만 그동안 추진해온 양화대교 교각확장 공사 중단을 더 확실히 이루기 위해 잠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다”고 말했다.

염 처장은 양화대교 확장공사 중단 이면에는 더 큰 그림이 그려져 있다고 한다. “양화대교 확장의 당위성으로 내세우는 서해뱃길 크루즈 관광선의 여의나루 입항은 한강운하사업의 완성을 의미합니다. 한강운하는 현 정부가 추진했던 한반도 대운하사업과 같은 맥락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양화대교는 서울시의 한강운하사업을 막기 위한 마지노선이라는 설명. 그렇다면 왜 염 처장과 환경단체는 한반도 대운하사업과 한강르네상스 저지에 매달리는 걸까.

“첫째 시민의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둘째 시민혈세로 조성된 막대한 예산의 낭비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그가 주장하는 막대한 예산의 규모는 아직 정확히 산출할 수 없다고 한다. 서울시는 서해뱃길 예산만 3,623 억 원을 책정했다. 여기에는 서해뱃길에 꼭 필요한 여의도 선착장 조성 예산이 빠져있다. 염 처장과 서울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그럼에도 서해뱃길로 얻을 수익은 거의 없다고 주장한다.

염 처장은 서울시가 한강르네상스에 투입한 예산만 1조5000억 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했다.

“서울시는 2006년 이후 한강개발을 위해 약 6000억 원을 썼다고 밝혀왔습니다. 그러나 서울시의 주장에는 얼마 전 문을 연 세빛둥둥섬 관련 예산도 빠져 있습니다. 이렇게 누락한 예산을 포함할 경우 실제 금액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그가 말한 ‘시민혈세로 조성된 막대한 예산의 낭비’는 바로 이런 상세한 분석에 따른 결과다. 염 처장은 “서울시는 한강르네상스사업을 추진하면서 ‘회복과 창조’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며 “실제로는 막개발만 거듭, 시민정서와 자연에 순응하는 선진적인 도시개발과는 정반대의 길을 걸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차기 서울시장이 선출된 뒤에도 한강르네상스를 막기 위해 자리를 지키겠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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