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큰 사람도 골라 신을 자유가 있다”
“발 큰 사람도 골라 신을 자유가 있다”
  • 김민자 기자
  • 승인 2011.09.21 2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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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발 전문 신발가게, 이태원 ‘왕발’

▲우리나라 국민 0.005%에 해당하는 '발 큰' 사람들을 위한 신발가게 왕발의 김영태 실장.
최홍만 선수처럼 발이 큰 사람들은 어디서 신발을 사지?

일반적인 여자의 발 사이즈는 230∼250, 남자는 260∼280 정도인데 최선수의 운동화 사이즈는 370이다.
이태원에서 30년 전부터 신발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왕발’의 김영태 실장은 “우리나라 사람의 0.005%는 발이 커서 일반 상점에서 신발을 사기 어렵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대표 이종격투기선수인 최홍만 선수도 이 가게를 몇 번 이용했었지만, 지금은 신발을 특수 제작해서 신는다. 그만큼 발 큰 사람들이 발에 꼭 맞는 신발을 찾기란 어렵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왕발가게 옆에 2개의 큰발 전문점이 더 있었다. 하지만 둘 다 문을 닫고 지금은 유명 스포츠매장에서 몇 켤레만 기획상품으로 판매하는 정도다.

왕발도 처음에는 일반인을 위한 신발가게로 시작해서 큰 발 전문점으로 특화했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이태원의 특성상 자연스럽게 큰옷, 큰발 전문점이 생겨나게 됐다. 이곳에서는 남화 265∼340, 여화 255∼280 사이즈의 신발을 판매한다.

요즘은 하루에 10명 정도 손님이 찾아오는데, 크기가 큰 특수 사이즈 신발 하나를 새로 제작하기 위해서는 약 1천만 원 정도의 초기 제작비용이 든다고 한다. 소수의 발큰 사람들을 위해 장사를 하기에는 그다지 큰 이윤이 남지 않기 때문에 몇몇 인터넷 쇼핑몰을 제외하고 오프라인 가게는 찾아보기 힘든 현실이다.

신발 사이즈 255의 나인숙 씨(여, 53세)는 “요즘은 젊은 애들도 발이 큰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브랜드 상점에서는 큰 사이즈를 잘 안 만드는지 모르겠다”며 “신발은 직접 신어보고 사야 나에게 맞는지 알 수 있는데, 직접 신어볼 매장도 별로 없고 전문점에서 구매를 하려면 보름정도는 기다려야 신발을 살 수 있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또 ‘왕발’ 매장에서 택배로 신발 2켤레를 구매한 황영옥 씨는 “저와 같이 발이 큰 사람을 위해 신발을 제작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라며 감사의 편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왕발 김영태 실장은 “처음에는 큰발 사이즈에 대한 데이터가 없어 실수도 많이 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노하우가 생겼다”고 말한다.

가끔 일본 스모선수들도 이곳에 신발을 사러온다. 그는 “발이 크면 신발을 마음대로 못사니까 불편한 점이 많다”며, “문은 항상 열려있으니 아무 때나 오세요”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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