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는 오르고 일자리는 줄어들고…”
“물가는 오르고 일자리는 줄어들고…”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1.09.2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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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 생활 갈수록 ‘팍팍’, 체감경기 바닥세

서울 강동구에서 초등학생을 상대로 작은 영어교습소를 하는 김정순(43•여) 씨는 올해 들어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다.

교습소 원생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다음 달 수업 듣기를 포기하고 올 초 실직한 남편도 도무지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여기다 일주일마다 찾는 동네 시장의 물가는 지난 여름부터 치솟기 시작해 도무지 내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아직 미혼인 직장인 최유정(35) 씨도 최근 외식비를 줄이고 집에서 직접 식사를 해결하는 빈도가 부쩍 높아졌다.

웹 디자인과 서버 구축 등을 주로하는 최 씨의 직장이 지난해부터 임금동결을 선언한데다 올 추석 상여금도 100%에서 50%로 감축했기 때문이다.

최 씨는 “퇴근 후 인터넷 동호회원들이나 친구들을 수시로 만나 서울의 맛집 탐방에 나서곤 했는데 지금으로서는 사치스러운 일이 됐다”며 “내년 결혼식을 올리려고 붓고 있는 적금도 중도해지해야 할 지 모를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민들의 생활이 날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어려운 생활이 앞으로 더 심해질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점이다. 수입은 줄고 지출은 늘어나는 추세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시민 체감경기는 서울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서도 쉽게 읽을 수 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지난 20일 밝힌 서울시민들의 ‘소비자태도지수’는 올 3분기 91.1로 작년 4분기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

‘소비자태도지수’는 시민들의 전반적인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것으로 100 이상일 경우 경기 상승을, 이하일 경우 하락을 나타낸다.

서울의 ‘소비자태도지수’는 작년 4분기 101.0을 기록한 뒤 올해 1분기 92.2, 2분기 91.3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현재경기판단지수’도 2010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50.4로 조사됐다.

많은 시민들이 생활 속 피부로 느끼는 어려움이 작년 4분기 이후 더욱 가중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더욱이 ‘미래경기판단지수’ 역시 87.1을 기록, 앞으로 생활이 더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도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고용시장과 물가에 대해 시민들이 느끼는 불안 심리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 따르면 ‘물가예상지수’는 전 분기 대비 4.9포인트 상승한 155.4, ‘고용상황전망지수’는 전 분기 대비 10.8포인트 하락한 86.4로 조사됐다.

앞으로 물가는 더 치솟고 취직하기는 더 힘들어진다는 얘기다.

취업하지 못해 이렇다 할 수입이 없는 시민들이 먹고살기가 더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서울에 있는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업황실적지수’ 또한 기준 수치인 100보다 한참 낮은 91.1에 불과해 고용 여력도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은 고용을 못하고 이에 따라 시민들의 취업 기회 또한 적어지는데다 고물가 행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시민들에게 올 겨울은 어느 때보다 춥고 힘든 계절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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