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휴머니티를 바탕으로 공공을 위해 봉사해야”
“기자는 휴머니티를 바탕으로 공공을 위해 봉사해야”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1.09.2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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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규호 미 오리곤대 석좌교수는 기자의 휴머니티와 공공에 대한 봉사정신을 강조했다.
"신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입니다. 특히 콘텐츠는 공정성(Fairness)과 균형(Balance)입니다.   또 간혹 부분적인 오보 등 실수가 있다면 과감히 인정할 줄 알아야 합니다."

미국 최대 저널리즘 학회인 AEJMC(Association for Educatio n in Journalism and Mass Comm unication 미국언론교육학회)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 염규호 교수(미 오리곤대 조너선마셜 제1수정헌법 석좌교수·본지 상임고문)가 서울타임스를 방문했다.

염 교수는 지난 19일 본지 편집국을 방문, 안상운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들과 뜻 깊은 간담회를 가졌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 모처럼 고국을 찾은 염 교수는 오는 30일까지 한국의 언론 관련법(Media, Advertising and Entertainment Law Throught The World) 자료 조사와 동아시아 법률·사회학회(East Asian Law and Society Conference) 참석 등 바쁜 일정을 보낸 뒤 10월 2일 출국할 예정이다.

염 교수는 때마침 창간한 주간 서울타임스 지면을 꼼꼼히 살펴보며 “서울을 본거지로 하는 건강한 지역언론의 첫 출발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염 교수는 또 신문을 만드는 기자의 자세와 가장 중요한 좋은 신문의 요건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신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입니다. 특히 콘텐츠는 공정성(Fairness)과 균형(Balance)입니다. 또 간혹 부분적인 오보 등 실수가 있다면 과감히 인정할 줄 알아야 합니다.”

언론사의 실수 인정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고충처리제도’를 예로 들었다.미국의 주요 매체는 ‘퍼블릭 에디터’ 개념의 고충처리제도를 적극적으로 운영, 기사의 공정성과 균형 확보에 상당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일부 언론사들이 내부 임직원이 ‘독자위원회’ 등을 관장하는 것과 달리 미국의 경우 해당 매체사와 독립적인 관계에 있는 전문가들이 비판·견제하도록 지원한다고 전했다.

지역언론, 메이저 언론 보지 못한 구석구석 살펴야
‘퍼블릭 에디터’ 개념 고충처리제도 도입 바람직

염 교수는 또 기자의 역할과 자질에 대해서도 당부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기자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공공을 위해 일한다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기자는 스스로에게 정직해야 합니다. 이는 학자들의 자세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와 학자의 최우선 가치는 휴머니티입니다. 휴머니티를 바탕으로 공공을 위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이러한 당부는 ‘월급쟁이’로 전락한 국내 여러 언론사 기자들에 대한 따끔한 충고로 받아들여졌다. 그는 또 본지의 서울을 대표하는 지역언론이라는 지향점에 대해서도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지역 언론은 이른바 메이저 언론을 따라가서는 안 됩니다. 메이저 언론이 살피지 않는 구석구석을 살펴야 시민에게 더 유용한 독자적인 콘텐츠를 찾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새로운 길이 중요합니다.”

오는 10월 염 교수가 회장 당선자로 활동하게 될 AEJMC는 2012년 창립 100주년을 맞는다. 염 교수는 내년 회장으로 공식 취임, 2012~2013년 회장으로 활동하게 된다. 창립 100주년 행사를 주관하는 회장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더욱 뜻 깊은 대목이다.

오리곤대 석좌교수로서 언론법 최고 권위자인 염 교수는 국내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남일리노이대에서 언론학 박사학위, 예일대와 옥스포드대에서 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염 교수는 이같은 길을 걷게 된 동기로 어린 시절부터 유난히 신문 읽기를 좋아했던 점을 꼽았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신문을 너무 좋아해 친척집에서 보던 동아일보 정치기사를 외우다시피 했고, 이후 뉴욕타임스, 뉴스위크 읽기 삼매경에 빠졌다고 한다.

“어릴 때 운 좋게도 헤럴드지를 볼 수 있었지요. 그 때문에 영어를 일찍 익히게 됐고 중학교 때부터 영어사전을 꼼꼼히 읽는 취미가 생겼습니다. 시골 중학생이 당시로서는 쉽지 않은 미국 유학을 꿈꾸게 된 것도 이런 취미 덕분이었습니다.”

시골에서 영어사전 읽기 삼매경에 빠졌던 소년은 이제 세계적인 언론법 사전인 Black's Law Dictionary 편찬에 자문 역할을 하는 세계적인 학자가 됐다. 그래서 염 교수가 국내 후배 언론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에 더 큰 힘이 실린다.

이인우 기자
 rain9090@seoul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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