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기업의 미술품 컬렉션
명품기업의 미술품 컬렉션
  • 정민희 논설위원
  • 승인 2011.09.30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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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희의 마음으로 미술읽기] ④

▲ 데미안 허스트. (Mark, Luke and John). 1994∼2003. 포름알데히드 동물박제작품.
 2년에 한번 개최되는 베니스 비엔날레와 매년 개최되는 유명 아트페어 전시장을 보면 늘 단골 협찬사와의 공동 행사장면이 눈에 뛴다. 특히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우선적으로 미술행사에 협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이유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써 미술만한 게 없기 때문이다. 미술과 명품패션이라는 근본을 보면 아름다움의 추구, 남과의 차별된 창조성, 잠재적인 무한 가치창조라는 공통점이 있다.  

세계 순위권 부호를 보더라도 빌 게이츠(MS)를 비롯해 베르나르 아르노회장(LVMH그룹) 및 그룹 내 미술품 컬렉팅은 필수항목이다.

LVMH(루이뷔통 모에 헤네시)그룹은 순수미술후원을 위해 파리서쪽 불로뉴 숲에 ‘루이뷔통 창조재단’ 을 짓고 있다. 현대미술 소장품 전시장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또한, 고객과의 접점인 매장과 쇼윈도우에서는 올라퍼 엘리아슨, 다 카시 무라카미, 제임스 터렐 등 국제 적 지명도가 높은 현대미술작가들과 여러 차례 작가들의 작품을 지속적인 설치로 예술적인 교류, 상품디 자인으로 혁신성을 보여주면서 훌륭한 마케팅적 요소로 성과를 보여 주고 있다.

이에 뒤지지 않는 세계적인 미술품 슈퍼 컬렉터이자 세계적인 미술품경매회사 크리스티(Christie’s), 명 품업체 구찌, 알렉산더 매퀸, 이브생 로랑, 발렌시아가 등이 포함된 프랑스의 PPR그룹 창업자인 프랑수아 피노(Pinault)이다.

▲ 제프 쿤스. (Bourgeois Bust · Jeff and Ilona). 1991.
40여 년 전부터 미술품 컬렉션에 나서 2000여 점을 소장한 피노는 원래 프랑스 시골출신에 고교를 중퇴하고 성실함으로 자수성가한 후 미술에 심취한 사람이다. 처음에는 구상화에 관심을 갖다가 19~20세기 인상파, 입체파 컬렉션으로 이후 바로 현대미술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동시대 작품을 통해 ‘오늘’과 ‘미래’ 를 보는게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의 컬렉션을 보면 평범하거나 편한 작품을 별로 볼 수 없다. 그 역시 프랑스인이지만 프랑스 근대미술은 이미 막을 내렸다고 생각하며, 귀에 집착하지 않고 본인의 시선을 믿고 작품을 선택하며 유행을 따르지 않고 작품앞에서 섰을 때 두근거리는 마음이 생겼을 때 작품을 선택한다고 한다.

아시아 첫선을 보이는 동시대 최고의 아티스트중 데미안 허 스트(Damien Hirst), 제프 쿤스 (Jeff Koons), 무라카미 다카시 (Takashi Murakami), 신디 셔먼 (Cindy Sherman)의 작품 1000억에 가까운 22점의 작품을 ‘Agony and Ecstasy(고뇌와 환희)’란 타이틀로 잔잔하고 부드러운 바람결 가을날에 다소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작품들을 서울에서 보게 되었다.

과연 많은 사람들이 명품을 원하고 또 구하느라 줄을 서고, 또한 그 디자인과 사업의 원천은 ‘아트’에서 찾게 되는 슈퍼기업의 미술품 컬렉션.

피노컬렉션에 한국작가로는 이우환이 유일하지만 중국미술에 또한 큰 관심 각국의 대표작가를 선택 한다. 또한 선택된 작가에게는 더 큰 힘을 실어준다. 미술계를 좌지우지 하는데에는 세계경제뿐 아니라 큰 손들이 쥐고 흔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자본의 힘인가 보다.

◆ 11월 19일까지. 서울 청담동 송은 아트스페이스. 02)3448-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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