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로 읽는 서울] 북한산…김태정
[詩로 읽는 서울] 북한산…김태정
  • 박성우 시인
  • 승인 2011.09.30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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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의 Poem Essay

북한산…김 태정

살면서 때로는 너도
부러 들키고픈 상처가 있었을까
이 세상 어디쯤
나를 세우기가 그리도 버거웠었네
때로는 사는 일로 눈시울도 붉히고
사는 것 내 맘 같지 않아 비틀거리다
위태로운 마음으로 허방을 짚으면
휘이청 저 산 위에 기울어진 불빛들
빗장 속의 안부를 묻고 싶었네
모두들 어디에 기대어 사는지
너는 또 무엇으로 세상을 견디는지
너에게 이르는 길은
너를 넘어가는 것보다 더욱 숨이 찼었네
상처도 삭으면 향기를 이루리라
노을에 지친 어깨는 또 그렇게 일러주지만
석간 하나 사들고 길모퉁이 돌아서면
문득, 대궁밥만큼 비어 있는 산그림자
작품출처 : 김태정(1963-2011) 시집‘ 물푸레나무를 생각하는 저녁’


■ 상처. 참 아프고 쓰라린 말입니다.

어떠세요. 상처 잘 받는 편이세요?
저는 소심해서 그런지 상처를 잘 받는 편입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상처 없이 살아갈 순 없을 테니, 되도록 상처받지 않으려 노력하며 사는 수밖에 없겠지요.
아무렇지 않은 듯 무던하게 말이에요. 저 북한산처럼 과묵하게 말이에요.
하지만 살다보면 때때로“ 사는 일로 눈시울도 붉히고 / 사는 것 내 맘 같지 않아 비틀”거릴 때도 있겠지요.
”모두들 어디에 기대어 사는지 / 너는 또 무엇으로 세상을 견디는지” 새삼 궁금해지는 저녁도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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