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여성정책 비전을 위한 제언
서울시 여성정책 비전을 위한 제언
  • 김경희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 승인 2011.10.0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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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희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지방자치단체의 성인지적사고(性認知的事故) 확산과 여성의 사회적·경제적 권익증진을 위한 노력들이 다양한 방향에서 추진되어 왔다. 지역사회 환경을 고려한 다양한 정책개발에 여성의 참여가 확대되고는 있지만, 아직도 지역사회 내에 성인지적사고의 공유정도나 확산되는 속도는 더디다.

더 이상 여성은 정책의 수동적인 수혜자에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지역사회의 다양한 문제해결 과정에 주체적 역할을 수행하는 적극적 행위자이다. 이제 여성들은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정책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사회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정책에 주목하고, 행·재정적인 지원이 이루어지는가에 관심을 갖는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공동체의 발전을 위한 여성들의 생활 경험들을 적용할 수 있는 지역의제 개발이 이루어져야하고, 사회적 돌봄서비스 체계를 강화하여 사회적 안전망을 지역사회안에서 촘촘하게 구축해야 한다.

경력단절로 인해 노동시장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소외되어온 여성들의 경제적, 사회적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여성이 지고 있는 가족내의 무한돌봄과 가족적 책임의 무게로부터 자유로울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절실하다.

여성정책의 주된 핵심은 여성의 창의성을 활용한 경제활동과 창업활동이 활발하게 구현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지원이 가능한 조건을 성숙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이것이 결국 지역공동체 사회의 제반 문제들을 여성들이 해결하는데 기여하는 정책지향이며, 여성의 자발적인 참여로 지역사회를 보호하고 발전시키는 정책적 수단을 작동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민선4기 서울시의‘女性이 幸福한 도시’프로젝트는 여성정책의 지평을 기존 여성정책 부서에서 도시관리, 건설 등 시정 전반으로 확대시키는 시도로 주목을 받았다. 지나친 브랜드 홍보와 건설·도시관리 예산을‘女幸’으로 포장한다는 비판 등 논란이 있었으나, 국내외에 서울시를 친여성도시로 부각시켰다.

‘여성친화적인 도시’는 안정성, 접근성, 편리성, 쾌적성을 갖춘 것을 의미하고, 여성이 도시의 사용자뿐만 아니라 계획자로서도 고려되어야 함을 뜻한다.

여성친화적인 도시계획을 통한 정책 개선의 핵심은 여성과 남성의 생활경험과 행복의 내용적 차이를 반영하여 성별격차를 줄일 수 있는 정책을 발굴해 가는 것이다.

이는 정책의 기획 단계부터 집행, 평가 단계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정책 결정 과정에서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참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남성-일터’와‘여성-가정’으로 공간을 분리해 온 도시구조가 남녀의 관계와 생활을 점점 더 여유없고 불편하며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 여성이 도시생활을 하면서 도로, 교통, 문화, 주택 등의 측면에서 불편함과 불안을 느끼는 점을 개선해 가면서, 여성의 경험과 시각을 반영하여 정책 기획·입안 단계에서부터 관심을 가지고 함께해 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도시’의 주거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하고, 지역 정체성과 공동체의식을 기반으로 ‘동네’의 활력을 만들어내는 여성의 역할은 지역 내의 다양한 교류와 통합을 이루어내는데 매우 중요하다.

‘여성이 행복해지면 도시전체가 행복해 진다’는 인식은 돌봄사회에서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여성을 배려하고, 여성들의 생애주기를 고려하여 지역사회를 변화시켜내는 여성들의 힘을 키우고 사회를 유지·발전시켜 활력을 만들어내는 출발이다.

서울시의 여성정책 비전은 여성의 경제적, 사회적 참여를 통해 지역사회 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지원책을 구성하고, 아울러 지역의 통합성을 이뤄가는 노력을 의미해야 한다.

서울시는 실용성 있는 여성정책 비전을 제시하므로서 여성을 수동적인 정책의 수혜자로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거버넌스의 중요한 주체로서 인정하고, 이에 필요한 조건들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재구성해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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