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인에선 ‘사랑’이 묻어나고
목인에선 ‘사랑’이 묻어나고
  • 김민자 기자
  • 승인 2011.10.07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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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곳!]목인박물관-각기 다른 사람처럼 개성을 지닌 나무조각품들

▲ 목인박물관 입구.
사람 모양의 목조각품들이 모여 있는 박물관이 있다.

종로구 견지동에 위치하고 있는 목인박물관에는 따스함이 넘친다. 인사동 근처에 오면 이곳을 찾는다는 한 관람객은 “올 때마다 푸근해서 왠지 모르게 자꾸 오게 된다”며 목인 박물관을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목인은 나무로 만든 사람 형상을 말하며, 이곳에는 한국 목인 5,000여 점과 아시아 목인 7,000점을 소장하고 있다. 

일상에서 사용되던 목조각상을 비롯해 상여장식, 종교적 의미를 가진 조각품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사람의 모양을 하고 있는 조각품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노라면, 사람들의 모습처럼 모두 제각각의 개성을 느낄 수 있다.

춘천에 살고 있지만 가끔 이곳에 들른다는 화가 이광택 씨(51세)는 “목인은 적당히 생략됐으며 소박한 형태를 지닌 원시 미술의 순수함을 지니고 있다”라고 표현했다.

또한 이러한 작품들은 “세계 어디에 내 놓아도 사랑받을 수 있는 작품이며, 상여에 달려있는 장식품 같은 경우 죽음과 연관되어 터부시했는데 여기에 수집되어 남아있는 자체가 기적이다”라고 했다.

▲ 저마다 개성을 지닌 목인들이 전시되어 있는 목인박물관 내부.
그에게 목인박물관은 ‘신경안정제’에 비유된다. 복잡하고 시끄러운 서울 시내를 걷다가 이곳을 찾으면 신경안정제를 먹은 것과 같이 기분이 좋아지고 차분해 진다는 것이다.

▲ 용의 형상을 한 반월형의 용수판(龍首版)은 상여의 상단 앞·뒤에 부착해 사람이 죽어 하늘나라로 갈 때 타고 가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특히 그는 “목인의 표정이 우리 민족의 순수한 모습과 닮았다”며 “가식적이지 않으면서 소박한 목인들의 표정에 우리 민족의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있다”라고 말했다.

긴 세월 동안 소박하면서도 익살스러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목인들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목인박물관은 지하철 3호선 안국역 6번 출구나 1호선 종각역 3번 출구에서 버스를 타고 조계사 앞에서 내리면 맞은편 골목 입구에 위치하고 있다. 1층 목인갤러리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2층 목인박물관(722-5066)은 5,000원의 관람료를 내면(19세 미만 65세 이상 3,000원) 커피나 녹차가 제공된다.
 
▲ 태극부채를 든 여인들(좌)과 명부를 든 저승사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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