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의 위기, 전자책의 미래
종이책의 위기, 전자책의 미래
  • 출판저널
  • 승인 2010.08.1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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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서평]《전자책의 충격》

 [출판저널=김성민 ㈜아이웰콘텐츠 대표∙작가]

전자책을 바라보는 출판사들의 심경은 미묘하다. 전자책 시장이 커지면 제작비가 덜 들어가니까 좋긴 한데 그러다 종이책 시장을 갉아먹으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부터 시작해서, 전자책이 활성화 되어 저자들이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책을 등록 판매하는 시대가 되면 뭘로 먹고 살 것인가 하는 고민까지 다양하다.

인터넷의 활성화와 함께 자신있게 등장했던 국내 전자책 시장은 의외로 고전을 면치 못했고 지금도 시장이 엄청 작기 때문에 사실 ‘전자책 시대가 진짜 오긴 올까? ’ 반신반의하는 출판사들도 없지 않다.

하지만 킨들(세계 최대 인터넷 서점 <아마존>이 개발한 전자책 전용 단말기로 미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의 등장으로 외국의 전자책 시장은 이미 요동치기 시작했고, 올해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아이패드를 발표하며 한층 불을 붙이고 있다.

이제는 전자책 시장이 열리는 것은 기정사실이 되었고, 그 시기가 언제가 되고 누가 주도권을 장악하느냐의 문제만 남아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소문만 무성하던 아이폰이 드디어 풀리면서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시대가 시작되었고, 자연히 스마트폰 전자책 시장도 빠르게 형성되어 가고 있다. 여기에 아이패드와 킨들이 차례로 출시되면 이제 우리도 출판업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올 것이다.

《전자책의 충격》은 우리가 어떤 일을 겪게 될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전자책에 대한 칼럼과 글이 많았지만, 이 책은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일 만큼 멋진 통찰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전자책의 미래를 너무나 낙관적으로만 바라보는 저자의 태도가 조금 위화감을 주기도 하지만, 근간에 깔린 상황분석과 예측은 대단히 합리적이다.

전자책이 가져올 변화 중 가장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출판문턱의 제거다.

<아마존>의 킨들, 애플의 아이북스 등을 통하면 출판사가 없어도 개인이 직접 책을 발표해서 전 세계 독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백여 개 출판사를 전전해도 출판 기회를 얻지 못해 공중에 떠있는 예비 작가들의 원고가 전자책을 통해 한꺼번에 쏟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수준미달의 원고도 있겠지만 정말 보석 같은 잠재력을 지닌 원고들도 많이 있을 것이기에 결국은 책의 세계를 더 다양하게 확장시킬 수 있는 멋진 계기가 될 것이다.

이제 출판사들은 전자책 시대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를 정말로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그 역할을 찾지 못하면 퇴출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바야흐로 출판계에도 격동의 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책에 나와 있는 많은 재미있는 이야기들 중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을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

“전자책이 일상화되어 아무나 책을 낼 수 있게 되면 종이책으로 지켜 온 숭고한 출판문화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웃기는 소리, 지금 종이책의 문화라는 게 대체 뭔가? 입만 열면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다고 한탄하고, 다들 팔릴 만한 대중서, 자기계발서나 내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데 지켜야 할 문화가 어디 있나? 전자책이야말로 콘텐츠의 다양성을 되살려 진정한 출판문화를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출판저널 20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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