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가는 예절이 고와야, 오는 예절이 곱다
[기자칼럼] 가는 예절이 고와야, 오는 예절이 곱다
  • 김민자 기자
  • 승인 2011.10.1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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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꼭 2번씩은 거쳐가야 하는 곳이 있다. 지하철 또는 버스다.

자가용이 있는 사람은 편안하게 승용차로 출퇴근하면 되지만 기름값 걱정하는 서민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게 속편하다.

요즘은 취재하러 나가는 것까지 하루에 4~6번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있다. 이렇게 매일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하다 보니 불편 사항도 생기고 화가날 때도 있다.

한번은 중요한 약속장소에 가는데 정거장에 서 있던 버스기사 아저씨가 문을 열어주지 않아 난감했던 적이 있다. 최소한 15분은 기다려야 다음 차를 탈 수 있는데 아예 정거장 쪽은 처다 보지도 않고 대기상태로 있는 버스를 보내 정말 화가 났다.

내 생각에는 바로 앞에 신호 등이 곧 바뀔 타이밍이라는 것을 알고 얼른 출발하기 위해 문을 열지 않고 대기하고 있는 듯했다.

정류장이 아닌 곳에서 탑승을 하면 위험해서 태워달라는 승객과 운전기사가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은 봤지만, 정류장 앞에서 대놓고 승객을 외면하고 있는 운전기사를 보니 정말 화가 났다. 그래서 나는 한참 서 있는 버스 뒤꽁무니에 대고 계속 짜증을 냈다.

한번은 그런 적도 있었다. 내가 탄 버스가 서울역 정류장에 멈췄다. 버스가 서서히 출발하는데 문을 닫으려고 하면 승객이 한 명이 타고 또 닫으려고 하면 어디선가 또 한 명이 나타났다.

이미 버스는 정류장을 한참 벗어났지만, 한 남자 승객 한명이 문을 열어 달라고 두드렸다. 운전기사는 “다음차 타세요.  탑승 장소가 아닙니다”라며 천천히 출발했고, 승객은 끝까지 버스를 붙잡아서 결국은 문을 열고 차에 탔다.

문제는 그때부터다. 운전기사 아저씨와 승객이 밀렸던 싸움을 시작했다. 버스에 타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타는 장소가 아니라며 못 타게 했던 운전기사에게 언성을 높였다.

“아저씨는 왜 기분 나쁘게 타지 말라고 이야기 하느냐, 다른 버스 기사들은 다 태워주는데…”라고 하자, 옆에서 듣던 승객들도 승객의 입장에서 운전사를 나무랐다.  그야말로 버스 안은 험악한 분위기였다.

우리는 버스의 승객이기도 하면서 운전사이기도 하다. 서로에게 기분 나쁜 일이 매일 매일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버스만 지나면 안볼 사람이니까’, ‘이 버스에서 내리기만 하면 날 모를테니까’라는 생각으로 서로에게 막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겠다.

대중교통이 파업을 하면 시민들이 피해를 본다. 승객이 없으면 대중교통도 의미가 없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고운 것처럼 운전사나 승객 모두 최소한의 예절은 지켰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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