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은 지역사회 일원, 나눔 실천 사업장이죠.”
“음식점은 지역사회 일원, 나눔 실천 사업장이죠.”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1.10.14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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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근재 한국음식업중앙회 종로구지회장

▲ 이근재 한국음식업중앙회 종로구지회장은 2대째 서울시민들에게 한 끼 밥을 제공하는 음식업에 몸담고 있다. <이원재 기자 c21wave@seoultimes.net>
서울의 일반 음식점은 2011년 현재 약 10만 여 곳에 달한다.

전국적으로는 42만 여 곳, 약 300여만 명이 음식점 일을 생업으로 한다. 이들 음식점 주인과 종업원들의 가족까지 포함할 경우 대략 1000만여 명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 서울시에서 일반 음식점은 이미 시민들의 이웃이자 가족의 일원이 된 지 오래다.

그런 음식점 주인들의 단체인 한국음식업중앙회(회장 남상만)가 오는 18일 큰 일을 벌인다.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 10만여 명이 모여 ‘1018 범외식인 10만인 결의대회’를 진행하는 한편, ‘카드수수료율 인하 촉구’에 나선다.

잠실 주경기장에 10만여 명이 모일 경우 직능단체가 주최하는 행사 가운데 유례없는 일이 될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큰 행사이자 음식업 관계자들의 마음속에 맺힌 문제의식이 크다는 얘기다.

무엇이 음식업 관계자들을 움직였을까.

그 답을 듣기 위해 지난 11일 한국음식업중앙회 서울 종로구지회 이근재 지회장을 만났다.

전국 42만 회원 ‘카드수수료율 인하’
한목소리 내는 이유

이 지회장은 서울 토박이다. 중학교 1학년 때인 1970년대 후반, 어머니가 경기도 의왕시 부곡 철도차량기지 근로자를 위한 식당을 열면서 음식업과 인연을 갖게 됐다.

이후 87년 어머니는 서울 종로구에서 1인분 1000원짜리 백반집을 차렸고,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이 지회장도 94년 종로 3가 세운상가 인근에 자신의 음식점 ‘왕벌식당’을 열었다.

그는 어머니가 했던 식당과 마찬가지로 낮에는 백반을 위주로 한 한식, 밤에는 삼겹살 등 서민들의 애환을 푸는 안줏거리를 내놓는다.

이 지회장은 우리나라 음식문화의 뿌리가 바로 이같은 서민들의 끼니와 저녁 술자리 안주라고 말한다.
그만큼 서민 지향적이고 소비자의 눈높이, 주머니 사정을 헤아린다.

“우리나라 음식업은 전쟁 직후인 50년대 수제비 장사에서 시작해 60년대 정치깡패들이 쥐락펴락했던 요정, 70년대 산업체 근로자들이 고객이었던 대중 음식점을 거쳐 80년대부터 90년대 초 최고 호황기를 겪었습니다.”

이 지회장은 2대째 음식업에 몸담은 서울 토박이답게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관류해온 음식점 약사를 먼저 짚었다.

호황기를 누렸던 음식업은 그러나 93년 신용카드 결제가 전면 시행되고 97년 외환위기가 겹치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고 한다.

오는 18일 잠실 주경기장 10만 회원 집결
‘1018 범외식인 10만인 결의대회’ 개최
시민과 함께 발전하는 음식문화 정립 나서

한국음식업중앙회가 진행하는 ‘1018 범외식인 10만인 결의대회’도 현행 2.7% 내외인 음식점 카드수수료율을 대형 쇼핑몰 등과 같은 1.5%로 낮춰달라는 한목소리를 내기 위해 마련됐다.

“여신금융법 등은 같은 업종의 사업자끼리 같은 의견을 내는 행위를 담합금지 조항으로 묶어 규제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카드수수료율 등이 300만 음식업 관계자들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인 만큼 이번 행사를 통해 결집할 수 있다는 점을 만천하에 알릴 계획입니다.”

이 지회장에 따르면 음식점의 카드결제는 현재 약 90%에 달한다고 한다. 세금 탈루 등을 위해 카드결제를 피하는 음식점은 더 이상 없다는 것이다.

반면, 대기업 위주의 쇼핑몰 등과 동일한 카드수수료율을 적용해 달라는 게 전국 영세 음식업자들의 요구다.
이밖에 ‘외국인 고용허가인원 완화 촉구’도 비중 있게 다뤄질 예정이다.

“현행 5년인 외국인 방문비자 기간이 끝나는 내년부터 앞으로 3년 사이에 중국 조선족을 포함해 20만여 명의 외국 국적 근로자가 빠져나가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3D 업종으로 꼽히는 식당 종업원 가운데 상당수가 조선족들의 일손에 의존하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이 지회장의 이같은 말은 음식업계의 성장이 아니라 존속을 위한 최소 요건을 짚어내는 것이다.
그만큼 상황이 급박하고 하루라도 미룰 수 없는 일이다.

이 지회장은 음식업 관계자들의 여러 요구사항이 결국 하루하루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음식점을 찾는 시민들과의 ‘나눔’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음식업은 1차산업 생산물인 농수축산물을 음식점 주인과 조리사 등의 힘으로 가공해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일입니다. 가정에서 쉽게 하지 못하는 대량공급을 도맡아 함으로써 시민들의 삶을 더 풍요롭고 편리하도록 돕고 일정 수준의 이익을 남기는 일이지요.”

이러한 음식업에 대한 정의를 통해 전국 42만 음식업중앙회 회원과 10만 서울 회원, 4200여 종로구 회원의 자부심을 드러낸다.

점심시간이면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서울 오피스타운의 회사원들과 저녁이면 삼삼오오 삼겹살을 안주로 소주잔을 기울이는 시민들에게 음식점 주인, 종사자는 없어서 안될 소중한 이웃들이다.

이 지회장은 이런 이웃과 음식점 사이의 상생을 얘기한다.

“서울의 현대사를 써온 종로구와 25개 자치구는 물론 전국 16개 시도에 매일 좋은 음식을 내놓기 위해 애쓰는 음식업 종사자는 지역사회의 일원이자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이웃입니다. 이런 이웃이 한 자리에 모여 한 목소리를 내는데 대해 시민 여러분께서 많은 관심을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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