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후보 지지층, 보·혁 색깔 선명
서울시장 후보 지지층, 보·혁 색깔 선명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1.10.14 09: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 보수층 결집 기대·야, 20~40대 투표율 높이기
▲ 서울시장 보궐선거도 진보·보수 대결=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오른쪽)와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가 각각 지원단체 모임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나 후보는 지난 8월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주도한 보수단체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의 지원을 받는 반면 박 후보는 진보성향의 전국 시민단체 전·현직 회장단으로부터 지지를 약속받는 등 색깔 차이를 보였다. [뉴시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범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박원순 후보의 보·혁 경쟁구도가 선명해지고 있다.

여·야 정치권은 물론, 유권자인 서울시민들도 이같은 구도가 판세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나 후보와 박 후보는 지난 12일 각각 보수단체와 진보적 시민단체로부터 지원을 약속받는 등 핵심 지지층의 색깔을 드러냈다.

나 후보는 이날 지난 8월 오세훈 전 시장의 전면 무상급식 주민투표 강행을 뒷받침했던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의 지지선언대회에 참석했다.

운동본부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8·24 서울시민의 힘’이라는 기치 아래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를 지지하는 선언 대회를 개최했다.

‘8·24’는 지난 무상급식 주민투표일로 전체 유권자 838만7281명 가운데 25.7%인 215만7744명이 투표, 투표함 개함 요건인 33.3%를 채우지 못하고 오 전 시장의 사퇴를 촉발한 날이다.

운동본부는 지지 선언대회 개최와 관련, “운동본부에 참여한 200여개 단체가 중심이 돼 ‘8·24 시민정신’을 계승하고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야권 연대의 놀이터로 방치해 둘 수 없다는 사명감으로 우파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나경원 후보를 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운동본부는 3+1무상복지를 추진하는 민주당과 야권연대 박원순 후보의 사회주의식 분배주의를 저지하기 위해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라는 81만의 서명자와 216만 투표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8·24 서울시민의 힘’을 응집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10월 26일 서울시장 선거에서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하려는 시민들이 힘을 모아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종북 좌파’로부터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색깔론을 펼치기도 했다.

반면 박 후보 이날 서울 소공동 환경재단에서 전·현직 시민단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진보성향 단체와의 연대를 과시했다.

박 후보는 이에 앞서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새로운 서울을 위한 희망캠프’에서 야권 주요인사 대부분을 아우르는 선대위의 공식출범을 알렸다.

박 후보 선대위는 야권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 문화·예술계를 아우르는 면모를 보였다.

박 후보는 전국에서 모인 전·현직 시민단체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번 선거는 단순히 서울시장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며 “새로운 정치적 상징으로서의 서울시장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시민단체가 가능하면 정파적 중립성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왔던 사람”이라며 “시민 운동의 독립성도 지켜져야 하기 때문에 내가 출마하면 그런 부분에서 문제가 없을까 고민도 했다”고 말하는 등 시민단체와의 연대를 내세웠다.

이에 대해 이상선 충남연대회의 상임공동대표는 “개발·압축성장의 시기의 잔재가 남아 있는 곳이 서울”이라며 “이것을 새로 디자인해서 사람 냄새 나는 서울을 만들 최적임자가 바로 박 후보”라고 화답했다.

이러한 두 후보 대조적인 지지단체 성향은 앞으로 시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데도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나 후보의 경우 최근 강남 3구를 비롯한 전통적 여당 지지기반을 중심으로 보수결집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당초 10% 이상 벌어졌던 박 후보와의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이내로 좁혀진 것도 이러한 보수층 결집 때문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박 후보의 경우 20~40대 유권자의 투표율이 얼마나 되느냐가 승패를 가르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울 25개 자치구의 지역별 투표율 분포도 또한 판세를 결정짓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러한 보·혁 경쟁구도가 지나친 정치색을 띤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행정을 우선으로 하는 자치단체장 선거에 과도한 정치색이 드러나면서 시민들의 분열만 조장할 뿐이라는 주장이다.

강북구 주민 권순택(53) 씨는 “후보들의 가치관에 따라 시정 방향이 달라질 수 있지만 이를 너무 보수와 진보 대결로 몰고 가는 것도 좋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