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옛날이여!’ 서울시 공중전화 몰락사
‘아 옛날이여!’ 서울시 공중전화 몰락사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1.10.14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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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매출 10년 전 10%, 서비스는 그대로 새 모습 모색

모바일 폰의 눈부신 성장만큼 공중전화가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한 때 ‘삐삐’가 인기를 구가하던 시절 공중전화도 더불어 최고 인기를 구가했다. 공중전화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TV 광고에서, 뮤직비디오에서 공중전화는 단골 소재이자 장소였다. 이렇게 많은 인기를 구가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추억 하나씩을 선사했을 공중전화가 모바일 폰에 밀려 그 위세가 갈수록 초라해 지고 있다.

공중전화는 수익은 안 되나 버릴 수도 없는 ‘계륵’같은 존재가 되어 버린 지도 모르겠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이 지난 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공중전화의 ‘위세’를 여실히 알 수 있다.

전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 받은 ‘공중전화 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공중전화의 매출액은 10년 사이 10분의 1로 줄었고 1년 중 매출 1000원 이하인 공중전화는 30%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2002년 2248억 원에서 2010년 224억 원으로 줄었다.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2010년엔 217억 원의 손실을 봤다. 그러나 공중전화는 보편적 역무(유선전화, 도서통신, 공중전화, 선박 무선)로서 손실 보전금을 받는다.

공중전화가 받은 손실 보전금은 2009년부터 최근 3년 동안 평균 434억 원이었다. 공중전화는 자체 수익은 내지 못하고 보전금으로 유지 되는 신세가 됐다. 보편적역무는 장소와 사용자에 상관없이 누구나 적정한 요금으로 누릴 수 있는 기본적 전기통신역무이다.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매출액 300억 원 이상의 사업자가 매출액에 비례해 손실금액을 분담한다.

서울에는 2010년 기준으로 모두 1만7000대의 공중전화가 있는데 2006년엔 2만5000대였다. 설치 대수도 줄고 매출액도 계속 감소했다. 매출액을 보면 2006년 120억4769만5000원, 2007년 78억4843만2000원, 2008년 66억9465만7000원, 2009년 51억4640만2000원, 2010년엔 44억7719만4000원으로 계속 감소했다.

그러나 공중전화는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공중전화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 통신 서비스의 하나라는 것이다.

전 의원의 설명에 따르면 시골지역, 뉴타운, 신도시 등에서는 설치를 요청하기도 한다. 민원 제기도 한 해에 50건에 이르는 등 공중전화의 요구는 꾸준하다.

공중전화는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교통카드 겸용, 구급장치 부착, 스마트 공중전화, ATM기기 겸용 등을 모색하고 디자인도 다양하게 변화를 주고 있다. 그러나 지자체에 납부해야 하는 도로 점용료, 여전히 낮은 이용율 등으로 유지에 어려움이 있다.

KT홍보실의 관계자는 “공중전화는 외국인 노동자, 군인, 저소득층, 핸드폰이 없을 때나 지진 등 자연재해 때 긴급하게 쓸 수 있기 때문에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라며 “(새로운 기종을) 기업은행 ATM기와 함께 서울역 앞에 설치 시범운영하고 있다. 부스에 광고를 하는 등 부가 사업을 고민 중에 있다”며 적자 폭을 줄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2000만 시대, 보편적 통신 서비스로서 공중전화를 유지하면서 공중전화의 적자폭을 줄여나가는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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