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마다 ‘시끌벅적’ 뚝섬 나눔 장터
토요일마다 ‘시끌벅적’ 뚝섬 나눔 장터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1.10.14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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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참여 ‘하루상인’ 수익 10% 기부, 나눔·소통의 한마당
▲ 주말이면 뚝섬유원지는 큰 ‘장터’로 변신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10월 8일(토) “뚝섬아름다운나눔장터”가 열린 뚝섬유원지 모습.

 

 

▲ 나눔장터’에는 오랫동안 손 때 묻은 물품들도 많이 나와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오래 된 필름카메라가 눈에 띈다.
“동화책은 천 원 옷은 삼천 원입니다.”
이게 무슨 소리일까? 혹시 요즘 인기 많은 다○○ 등의 초저가 창고형 할인매장의 점원의 소리일까? 그러기에도 너무 싸다. 그러면? 바로 뚝섬에서 매주 열리는 ‘뚝섬 아름다운 나눔장터’에서 나오는 소리다. 이른바 ‘벼룩시장’에서 ‘하루 상인’들이 물건을 팔면서 내지르는 소리이다.

기자가 장터를 찾은 10월 8일 오후, 장터에 수 많은 사람들로 꽉차 넓은 유원지가 말 그대로 ‘장사진’을 이뤘다. 물건을 팔려는 사람, 물건을 고르려는 사람, 그저 물건과 풍경을 구경하러 온 사람, 뛰어 노는 아이들로 장터는 북적였다. 집에서 가지고 놀던 장난감 카드를 가지고 온 아이들, 안 쓰는 장신구를 가져 온 여성, 오래 된 카메라며 전화기 등을 펼쳐 놓은 노인, 유모차를 끌고 구경 나온 가족들이 풍경을 만들어 냈다.

“뚝섬 아름다운 나눔장터(나눔장터)”는 우리에게 ‘벼룩시장’이란 이름으로 익숙한 재사용품 판매시장이다. 판매시장이라곤 하지만 판매라기 보다는 물건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는 행위에 가깝다. 그래서 이름도 ‘나눔장터’이다.

“나눔장터”는 매주 토요일 낮 12시부터 낮 4시까지 뚝섬유원지 광장에서 열린다. 서울시가 주최하지만 ‘아름다운 가게’가 주관기관으로 운영을 맡아하고 있다. 2004년 처음 문을 연 뒤 지금까지 약 9만 여팀(약 30만 명)이 참가했다.

서울 용산 보광동에 사는 지형숙(사진 오른쪽) 씨가 함께 나온 딸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지씨는 동화책, 놀이도구, 장난감 등을 가지고 나왔다. 지씨는 큰 아이가 작은 아이에게 물려 준 것들인데 더 쓸 사람이 없어 나누고 싶어서 지난주에 이어 나왔고 기회가 되면 또 나오고 싶다고 말했다. 지씨의 지난 번 매출액은 4만 원 정도라고 한다.
거래 물품수는 약 600만 점이다. 장터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지만 2010년부터 인터넷으로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 사전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장터에 참여할 수 없다. 어린이 장터, 단체 장터, 일반시민 장터로 나뉜다. 어린이 장터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은 반드시 보호자가 동행해야 한다.

장터 참여 ‘조건’도 있다. 상업적인 전문 판매자나 제조업자가 자신의 제품으로 참가 할 수 없고 새상품도 팔 수 없다.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헌 물건’ 혹은 ‘재사용’이 가능한 물건이어야 한다. 대량으로 판매하는 것도 제한하고 있어 1팀당 40점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또 재사용품만 가능하고 수익금의 10%이상 기부에 동의해야 한다.

이 밖에도 제한하는 게 있는데 바로 음식물의 판매와 씨앗, 살아있는 생물의 거래이다. 일견 까다로워 보일 수 있지만 ‘나눔장터’가 추구하는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관성에서 벗어나자는 취지를 지키기 위함이라고 관계자는 전한다.

‘나눔장터’의 백미는 ‘하루 상인’이 그날치 수익의 10% 이상을 ‘나눔장터’측에 기부하는 것것이다.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봉투에 담아 주관 측에 내어 놓고 간다. 물론 10% 이상인지는 본인만 알 것이지만.

▲ 그림 자원봉사자가 한 아이의 팔에 그림을 그려주고 있다.
아쉽게도 올해 ‘나눔장터’는 10월 말로 장터 운영을 마친다. 특히 올해 마지막 장터날인 10월 29일은 중고책 나눔시장이 열린다, 고 장터 관계자는 강조했다. 그러니 10월이 다 가기 전에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나눔장터’를 찾아 보자. 꽤 쓸만한 물건을 만날 수도 있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북적거림이 나쁘지 않다.

◆ 문의: 아름다운 가게. 02-732-9998 www.flea1004.com
이원배 기자 c21wave@seoul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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