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박원순, 선관위 TV토론 난타전
나경원·박원순, 선관위 TV토론 난타전
  • 서울타임스
  • 승인 2011.10.2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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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후보 약점 파고들기, 정책 홍보 주력
▲박원순 야권단일화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뉴시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20일 네번째 TV 토론회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두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상대방 공약의 약점을 치열하게 파고들며 상호 난타전을 벌였다.

먼저 기조연설을 시작한 박 후보는 "한나라당은 흑색선전과 인신공격으로 스스로 구태정치라는 것을 증명했다"며 "그것이 부메랑이 돼 한나라당과 그 후보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여권과 나 후보 측을 비판했다.

이어 "나는 한나라당의 흑색선전과 인신공격으로 큰 고통을 받았다"며 "모든 것이 진실로 드러났지만 참 가슴이 아픈 일이었고 우리나라의 정치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되는 것인지 절망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바통을 넘겨 받은 나 후보는 "선거 때마다 끊임없이 변화를 새롭게 포장해 유권자를 유혹하지만 '변화는 구호가 아니라 실천'이라는 후보는 많지 않다"며 "표를 구하기 위해 인기영합적인 정책을 남발하고 선동적인 구호를 외칠 수는 없다"고 역공에 나섰다.

그러면서 "오늘 말하고 싶은 것은 정직한 변화, 진짜 변화"라며 "매일 현장을 발로 뛰고 밤마다 머리를 맞대면서 더 나은 서울의 미래를 위해 잘난 자식보다 부족한 자식에게 더 신경쓰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소외되고 불편한 사람들의 생활에 초점을 맞췄다"고 박 후보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기조연설에 이어 본격적인 상호토론이 이어지자 상대 진영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점차 높아졌다.

박 후보는 "도시개발은 철학과 비전, 원칙의 문제가 중요한데 한강 르네상스 사업이 대표적인 전시사업으로 많은 부분이 낭비됐다"고 비판한 뒤 "이명박·오세훈 전 시장의 토목행정과 결별하고 복지 행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전 시장의 것을 무조건 매도하기 보다는 긍정적인 것은 발전시켜가는 것이 맞다"며 "(박 후보가) 양화대교의 한 쪽 교각을 (공사하지 않은 채) 그대로 놔둬 전시행정의 표본을 보여준다고 하는 것은 아쉽다. 또 다른 전시행정이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두 후보는 상대 공약의 약점과 실효성 부족을 거침없이 지적하며 설전을 이어갔다.

나 후보는 "박 후보가 공공임대주택 8만호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6만호를 이야기한 오 전 시장 때문에 부채가 늘었다고 하면서 자신은 2년 반 동안 8만호를 짓겠다는 것이 포퓰리즘"이라고 박 후보의 주택정책을 비판했다.

또 "(박 후보가) 시민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세외수입 발굴을 통해 부채를 줄이겠다고 했는데 서울시 자산의 임대수입 637억원을 6000억원까지 늘리겠다는 것은 결국 시민한테 부담을 주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반면 박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매입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 아들이 부동산 실명제를 위반해도 되는지, 국고를 유용해도 되는지, 그리고 불법을 해도 면책특권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여권 전체를 압박했다.

이어 "나 후보 부친 학교의 행정실장이 회계장부를 태운 것은 당연히 실정법 위반이고 행정실장은 2005년에 등기이사로 재취임하기도 했다"고 도덕성 문제를 제기하는 한편 "나 후보의 공약에는 비정규직에 대한 공약이 하나도 없어서 서울시장 후보로서 안이한 것 같다"고 공세를 취했다.

두 후보는 두 차례의 주도권 토론을 거듭하면서 상호 검증이 감정싸움으로까지 확전되는 양상을 보였다.

주도권을 가진 후보는 "내가 주도권을 가졌으니까…"라는 말과 함께 상대 후보의 말을 자르기 일쑤였다.

상대방에게 반론의 기회를 주지 않고 자신의 정책 홍보만 계속하는 일이 거듭되자 사회자는 "주도권을 가진 후보가 제지를 할 수 있지만, 반드시 상대 후보에게도 발언권의 줘야 한다"고 주의를 주기도 했다.

한편 4차례의 TV 토론회를 모두 마친 두 후보는 오는 24일 열리는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마지막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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