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옛날이여~’ 공중전화 매출 10년전 10분 1
‘아 옛날이여~’ 공중전화 매출 10년전 10분 1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1.10.22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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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서울 1만7천대 … 매출 44억7천만원

핸드폰의 눈부신 성장 만큼 공중전화가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한 때 무선 호출기 ‘삐삐’가 지금의 핸드폰처럼 인기를 구가하던 시절 공중전화도 더불어 최고 인기를 구가했다.

‘삐삐’가 울려 확인하러 가면 공중전화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티브 광고에서, 뮤직비디오에서 공중전화는 단골 소재이자 장소였다. 광고에서 뮤직비디오에서 연인들의 이별 장소로 빗 속을 거닐 때 배경처럼 서 있던 것도 공중전화부스였다.

휴가 나온 군인이 제일 먼저 찾아간 곳도 공중전화였고 가난한 자취생이 부모님께 안부를 전하는 곳도 공중전화에서였다. 그러나 이 모습도 이제는 옛날 모습. 말 그대로 추억이 돼 버렸다.

이렇게 많은 인기를 구가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추억 하나씩을 선사했을 공중전화가 핸드폰에 밀려 그 위세가 갈수록 초라해 지고 있다. 사업자에게 공중전화는 수익은 안 되나 버릴 수도 없는 ‘계륵’같은 존재가 되어 버린지도 모르겠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이 이달 초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공중전화의 ‘위세’를 여실히 알 수 있다.

공중전화 1년 매출 1000원 이하 30%, 보편적 역무로 통신사업자 손실금 분담

전병헌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 받은 ‘공중전화 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공중전화의 매출액은 10년 사이 10분의 1로 줄었고 1년 중 매출 1000원 이하인 공중전화는 30%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2002년 2248억 원에서 2010년 224억 원으로 줄었다.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2010년엔 217억 원의 손실을 봤다. 그러나 공중전화는 보편적 역무(유선전화, 도서통신, 공중전화, 선박 무선)로서 손실 보전금을 받는다.

공중전화가 받은 손실 보전금은 2009년부터 최근 3년 동안 평균 434억 원이었다. 공중전화는 자체 수익은 내지 못하고 보전금으로 유지 되는 신세가 됐다. 보편적역무는 장소와 사용자에 상관없이 누구나 적정한 요금으로 누릴 수 있는 기본적 전기통신역무이다.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매출액 300억 원 이상의 사업자가 매출액에 비례해 손실금액을 분담한다.

서울 공중전화 1999년 11만 6천대
→ 2010년 1만7천대 설치 민원 한 해 50건 있기도

서울에는 2010년 기준으로 모두 1만7천대의 공중전화가 있다. 서울은 1998년 10만 5천 7백대, 1999년 11만 6천600대를 정점으로 계속 줄어 2006년에 2만5천대에서 2010년 수준으로 떨어졌다.

설치 대수도 10년전에 비해 10분의 1수준으로 감소했다. ‘삐삐’ 사용자가 큰 폭으로 감소하는 때와 그 시기가 일치한다. 대수가 감소한 만큼 매출액도 계속 감소했다.

매출액을 보면 2006년 120억4769만5천 원에서 2007년 78억4843만2천 원, 2008년 66억9465만7천 원, 2009년 51억4640만2천 원, 2010년엔 44억7719만4천 원으로 계속 감소했다. 그러나 공중전화는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공중전화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 통신 서비스의 하나라는 것이다.

전병헌 의원의 설명에 따르면 시골지역, 뉴타운, 신도시 등에서는 아직도 설치를 요청하는 곳이 있다. 설치 관련 민원 제기도 한 해에 50건에 이르는 등 공중전화의 요구는 꾸준하다.

교통카드, 구급장치 부착, ATM기기 겸용 다양한 디자인 시도

보편적 서비스 유지하며 적자폭 줄여가는 변화를 고민하는 등 공중전화는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교통카드 겸용, 구급장치 부착, 스마트 공중전화, ATM기기 겸용 등을 모색하고 디자인도 다양하게 변화를 주고 있다.

그러나 지자체에 납부해야 하는 도료 점용료, 여전히 낮은 이용율 등으로 유지에 어려움이 있다.

KT홍보실 관계자는 “공중전화는 외국인 노동자, 군인, 저소득층 등 핸드폰이 없는 사람이나 지진 등 자연재해 때 긴급하게 쓸 수 있기 때문에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라며 공중전화는 계속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기업은행 ATM기 서울역 앞에 설치 시범운영하고 있다. 부스에 광고를 하는 등 부가 사업을 고민 중에 있다”며 적자 폭을 줄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2천만 시대에 보편적 통신 서비스로서 공중전화를 유지하면서 공중전화의 적자폭을 줄여나가는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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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전화기의 화려한 변신은 쭈욱~’  다이얼기기에서 첨단 멀티미디어 전화기까지

공중전화기는 초창기 다이얼방식에 벽걸이 형이 많았다. 차츰 부스에 설치할 수 있는 기다란 형태의 전화기가 등장했고 1986년 우리에게 친숙한 ‘DDD’전화기가 등장했다.

카드 전화기가 등장한 뒤 변화를 거듭 주화/카드 겸용 전화기와 교통카드 사용 증가에 따라 교통카드 겸용 전화기가 등장했다. 인터넷 시대, 스마트 폰의 확산에 따라 스마트 공중전화기 등 멀미티디어 공중전화기도 등장했다.

요금은 1962년 5원에서 1976년 10원, 1990년 20원으로 올랐다. 1992년 30원으로 오른 뒤 5년 뒤인 1997년 50원으로 오르고 2002년 70원으로 오른 뒤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간이형 공중전화기 (최초 공중전화기: 1966년)

1962년 7월 1일 주화투입용 공중전화기인  “체신1호 벽괘형”이 무인공중전화로 최초로 산업박람회장에 설치된 것이었다. 이곳에 설치되었던 공중전화기 10대를 서울시내 번화가에 무인부스로 설치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가설되기 시작하였으며 명실공히 공중전화 시대가 열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통화요금은 1도수에 5원이었다. 옥외 무인공중전화기는 이보다 8년 후에 설치되었다.

시내용 공중전화기 (체신 1호)

1966년에는 간이형공중전화기는 일반전화회선에 접속하여 사용하였던 핑크색 탁상용이었으며, 1969년에는 벽걸이형 “체신1호”자동식 공중전화가 등장하였다. 간이형과 체신1호 두 가지는 1977년 요금이 10원으로 인상되기전까지 전화없는 일반시민의 통신을 담당하였다.

시외자동 공중전화기(다무라형:1978년)

1978년 12월에 일본제 다무라형 시내외겸용 공중전화기의 부품을 조립하여 생산한 공중전화기 455대를 설치하여 사용하기 시작하였으나 당시만 해도 시외통화를 할 수 있는 공중전화가 부족하여 어디를 가더라도 공중전화기 앞에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시내외 자동 공중전화기(1986년)

1983년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였으며, 국내 최초로 개발된 시내외 자동공중전화기로서 일명 D.D.D(Direct Distance Dialing)공중전화기는 우리의 주변에서 눈에 가장 익숙한 전화기로 자리하고 있다.

카드 사용 공중전화기 (1986년)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때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카드식 공중전화기(Toll Public Card Phone)는 낙전문제 등 공중전화기의 성능 및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하여 보급된 것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카드사용 공중전화기이다.

주화/카드 겸용 공중전화기 (1995년)

차세대공중전화기는 1989년부터 개발하여 1994년 8월 13일부터 서울시내에 13대를 설치, 시범운영을 마치고 1995년초부터 전국에 설치운영되는 차세대 공중전화기이다. IC카드와 동전,은행신용카드 등을 겸용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투입된 주화를 수납하기전 잔액을 최대한 반환하여주는 최적반환 방식을 적용 자기카드의 금액이 지워지는 단점을 해소하고, 주화식과 대체설치중 집중관리시스템에 의하여 고장을 자동감시 한다.

멀티미디어 공중전화(2000년)

음성통화, 화상통화, 문자송신 등 인터넷서비스가 가능한 차세대 멀티미디어 공중전화기가 향후 공중전화기의 미래를 이끌어가고 있다. 무한한 통신환경과 경쟁속에서 끊임없는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공중전화기. 대중이 살아있는 한 공중전화기의 생명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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