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빼빼로 데이’ 청소년 과소비 조장
‘밀레니엄 빼빼로 데이’ 청소년 과소비 조장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1.10.2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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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보이는’ 제과업체의 홍보마케팅

“올해 11월 11일은 1000년에 한 번 오는 밀레니엄 빼빼로 데이!”

최근 국내 제과업체들이 앞다퉈 내놓은 홍보문구다. 2011년 11월 11일은 11이 세 번이나 겹치는 날이라는 얘기다. 여기다 하루 전날인 11월 10일은 2012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로 제과업체는 최대의 특수를 노리고 있다.

처음 ‘빼빼로 데이’라는 말을 만들어 낸 롯데제과는 최근 TV 광고를 봇물처럼 쏟아내면서 시청자들에게 2011년 11월 11일을 특별한 날로 못 박기 위해 나섰다.

롯데제과는 또 서울, 인천,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 전국 6개 도시에 설치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은 후 홈페이지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20돈 짜리 황금 빼빼로 등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이러한 데이 마케팅을 통해 올해 빼빼로 매출을 지난해 780억 원에서 10%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청소년을 비롯한 소비자들은 ‘밀레니엄 빼빼로 데이’라는 말에 솔깃해 하는 입장이다.

김나영 양(고 2·서울 송파구 가락동)은 매년 빼빼로 데이에 선생님이나 친구들끼리 선물을 주고받았는데 올해는 11이 세 번이나 겹치니까 더 신경 쓰이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밀레니엄 빼빼로 데이’는 ‘속 보이는’ 제과업체의 마케팅 수단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1000년에 한 번만 온다는 빼빼로 데이가 1011년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3011년에 또 온다는 보장도 없는데 공연한 말 지어내기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또 가뜩이나 발렌타인 데이, 화이트 데이 등 관련업계가 만들어낸 ‘데이 마케팅’에 소비자들이 휩쓸리는 판국에 특별한 빼빼로 데이라는 만들어낸 말이 그룻된 소비풍조만 더 조장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빼빼로 데이는 시민들에게 축제 분위기를 만들고 가까운 지인끼리 선물을 나누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지나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경우 그릇된 소비열풍만 조장할 수 있다”며 “특히 청소년들이 1회성 행사에 현혹돼 분에 넘치는 소비를 일삼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특정업체가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인위적인 기념일을 내세우는 일은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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