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노인, 오후 청년 투표 경향 뚜렷
오전 노인, 오후 청년 투표 경향 뚜렷
  • 서울타임스
  • 승인 2011.10.2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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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시간 직장인 투표참여 여부 따라 판세 갈릴 듯
▲서울특별시장 재보궐선거 실시된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동초등학교 투표장에 유권자들이 투표하기 위해 줄서 있다.

10·26 재보궐선거 당일인 26일 오전 6시 전국 42곳 2844개 투표소에서 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이른 아침 서울의 각 투표소에는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로 북적였다.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제4·5투표소에는 20대 대학생들부터 70대 노인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유권자들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투표소 내 질서유지를 위해 투표참관인들이 차례차례 입장시키면서 줄은 투표소 문 밖 4m까지 늘어섰다. 유권자들은 더욱 추워진 날씨에 잔뜩 움츠린채 차분하게 차례를 기다렸다.

새벽 미사를 마치고 투표소를 찾았다는 박모(68·여) 씨는 “서울시장 선거는 그 어느 선거보다 중요하다”며 “그래서 미사가 끝나자마자 투표소를 찾았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투표소에는 60~70대 노년층과 40~50대 중장년층이 가장 많았고 20~30대 청년층은 비교적 적었다.

백발의 노부부는 투표 참관인의 안내를 받으며 신중하게 투표하기도 했고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는 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도 했다.

오전 8시가 가까워 오자 여의도 중학교 학생들이 등교하기 시작했다. 츨근 시간이 가까워오자 직장인들은 손목시계를 바라보며 초조하게 기다렸다.

학교가기 전 투표소를 찾은 대학생 홍상우(25)씨는 “아침 일찍 서울시장을 뽑는 중요한 자리에 나왔다”며 “20대들은 등록금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투표를 안하면 결국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오전 9시15분께에는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의 5촌 조카인 가수 은지원씨가 어머니와 함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가기도 했다.

투표가 시작된 지 5시간이 지난 오전 11시를 전후해 투표소가 다소 한산해 졌지만 유권자들의 발길은 꾸준히 이어졌다.

점심시간에는 주로 직장인들이 투표소를 찾았다. 한 30대 직장인은 보온도시락통을 들고 투표소를 찾기도 했다. 50~70대 중장년층은 모든 투표시간대에 꾸준히 찾아왔다. 여의도중학교 앞은 점심시간을 맞은 학생들과 투표를 마치고 나온 유권자들로 한때 북적이기도 했다.

투표참관인들도 교대된 후 오후 2시가 되자 복도 밖까지 줄서있던 유권자들의 모습은 사라졌다. 오후시간대에는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 중 유독 여성의 비율이 높았다.

유치원에 갔던 아이들을 데리고 귀갓길에 투표소에 들른 이모(37·여)는 “집에 있다가 2시에 유치원에 다녀온 아이들과 함께 투표소를 찾았다”며 “아무래도 저녁식사 준비 전 2~4시까지가 주부들에게 가장 편한 시간”이라고 밝혔다.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투표를 마친 서울시 용산구 제2투표소 한강로동주민센터에는 안 원장과 취재진이 자리를 뜨자 한산한 모습이었다.

오전 7시께에는 투표하는 시민들이 발길이 뜸해 어쩌다 한명씩 드문드문 투표소에 들어왔다. 평소 새벽시간대에 노년층의 투표참여율이 높았던 이전 선거와는 달리 추운 날씨 탓인지 노인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전 8시를 넘어가면서 출근 전 투표를 하고 가려는 직장인들로 투표소가 붐비기 시작했다. 도로에 차를 대놓고 급히 뛰어 들어갔다가 나오는 직장인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이들은 시계를 확인하며 발걸음을 재촉하면서도 소중한 시민의 한 표를 행사하려고 투표장을 찾았다. 마스크와 헬멧, 바람막이 겉옷을 입고 자전거를 타고 들어오는 시민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직장인 이휘재(34)씨는 “원래 7시까지 출근하는데 회사에서 출근시간을 9시로 미뤄줘 투표에 참여할 수 있었다”며 “시장이 바뀌게 돼 임기는 얼마 안남았지만 서울시에 산적된 문제들을 새 시장이 잘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전거를 타고 온 대학생 장우영(28)씨는 “대학생에게 현재 가장 절박한 현안은 등록금문제”라며 “이를 해결해 줄 후보를 고르느라 고심했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오면서 용산 제2투표소에는 한 눈에 봐도 몇 명이 드나드는 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찾아오는 시민이 뜸한 모습이었다.

대부분 직장생활을 하지 않는 주부들이나 20대 젊은 층이 다녀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오후 3시 제4투표소와 제5투표소가 함께 있는 서울 한강초등학교 역시 주로 주부와 젊은 대학생, 노년층이 투표소를 찾았다.

네 살 바기 아들의 손을 잡고 투표장을 찾은 주부 하혜주(30·여)씨는 “아이에게 투표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함께 왔다”며 “오늘 결과가 투표율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보도를 보고 꼭 투표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한다는 대학생 김민선(21·여)씨는 “내 손으로 직접 서울시를 이끌어 갈 지도자를 뽑겠다는 다짐으로 왔다”며 “전시행정에 치중해 예산낭비를 하지 않고 시민에게 직접적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펼칠 후보를 뽑았다”고 말했다.

이날 투표소에서는 투표 인증샷을 남기는 유권자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투표를 마친 후 투표 안내문 앞에서 인증샷을 찍은 임여름(34·여)씨는 “신혼 3년차인데 육아에 대한 고민으로 아직까지 출산을 미루고 있다”며 “오늘 선거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선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투표는 오후 8시까지 할 수 있으며 투표가 종료되면 전국 55개 개표소에서 개표가 시작된다.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오후 8시 30분 이후 순조롭게 개표가 진행된다면 빠르면 밤 11시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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