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황과 대결한 사상가 ‘기타 잇키’
천황과 대결한 사상가 ‘기타 잇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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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8.26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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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서평]《기타 잇키》
[출판저널=정윤희 기자]

《기타 잇키》는 이와나미서점에서 2004년에 전 5권으로 출간했던《評傳北一輝》를 번역한 책으로 1,2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다. 이 책을 쓴 저자 마쓰모토 겐이치는 레이타쿠 대학 경제학부 교수이며 문예평론가, 역사가로 알려진 인물이다. 번역은 국민대 국문학과 정선태 교수와 전문번역가 오석철 씨가 맡았다.

저자가 30여 년간의 독창적인 근현대사 연구를 통해 저술한 이 책은 ‘파시스트’ ‘사이비 혁명가’로 불린 사상가 ‘기타 잇키’를 천황제 일본과 격렬하게 대결한 혁명적인 사상가로 재탄생시켰다. 저자는 1883년 4월 3일 니가타현 사도 섬에서 양조장 집 아들로 태어난 기타 잇키의 태생, 청년시절부터 천황 신앙 파괴자로서 천황 절대주의를 가장 날카롭게 비판하고 해체하고, 1936년 2ㆍ26 쿠데타의 배후로 낙인찍혀 역사의 무덤에 매장당하기까지 삶과 사상을 평전으로 녹여냈다.

‘기타 잇키’(北一輝1883~1937)는 우익 혁명가로 천황과 대결한 사상가로 유명하고, 우리나라에서 기타 잇키라는 이름은 박정희, 5ㆍ16 쿠데타와 함께 회자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36년 일본 청년 장교들의 쿠데타인 2ㆍ26 사건을 높이 평가했으며, 2ㆍ26 쿠데타 주역들의 사상적 배후인 기타 잇키를 연구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기타 잇키가 스물네 살에 쓴 출세작《국체론과 순정사회주의》에 대한 저술 배경과 내용도 평전에 스며들어 있다. 이 외에도《중국혁명외사》《일본개조법안대강》은 근대 일본이 낳은 문제적 인물임을 드러내는 저작들이다.

교양인에서 펴내는 <문제적 인간 시리즈>의 여섯 번째 책이다. 인물이나 사상이 낯설기도 한데다 방대한 분량이어서 쉬이 읽기 어려운 책이나, 한 인물을 통해 일본근대를 공부하는 데 충분히 도움이 되는 책이다.

번역자 정선태 교수는 “역사성 발자취를 남긴 인물의 사상이 하나의 이념이나 신념으로 재단할 수 없는 복잡다단한 사유의 직조물이라는 것을 받아들이 자세를 갖추고 있는 사람들에게, 기타 잇키의 사상적 역정은 삶과 사상과 행동의 관련성을 고민하는 데 시금석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출판저널 20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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