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민자도 스스로 성장해야 합니다”
“결혼이민자도 스스로 성장해야 합니다”
  • 김민자 기자
  • 승인 2011.11.04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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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울시봉사상 최우수상 김춘근 씨
▲ 김춘근 씨.

34세인 김춘근 씨는 올해 서울시봉사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조선족인 그는 한국인과 결혼해 2004년 5 월 처음 서울생활을 시작했다.

피부미용과 메이크업 학원을 6개월 동안 다니면서 결혼이민자를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느꼈다. 2006년 둘째아이를 낳기 위해 한국에 다시 왔을 때에도 한국사람의 말투에 상처를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처받는 결혼이민자의 마음을 보살펴주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일을 한다.

2008년부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에서 결혼이민자를 위한 상담 및 자원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그는 “한국 사람들은 이쪽이 힘이 센지 저 쪽이 센지 생각하고 상대방을 대하는 것 같다” 고 했다.
한 모임을 통해 결혼이민자 상담봉사센터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누구보다 그들의 어려움과 아픔을 잘 알기에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고 싶었다.
그래서 일주일에 2번 가면되는 센터를 5 일 동안 계속해서 나갔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에 백 명이 넘는 사람과 통화한 적도 있었다.

남편한테 얻어맞아 얼굴이 찢어진 사람, 결혼한 지 7개월 만에 남편이 죽은 사람, 생활 형편이 어려워 먹고 살기 힘든 사람 등 듣기만 해도 눈물 나는 사연뿐이었다.

베트남에서 시집와 말이 안 통하는 결혼이민자에게는 상담도 해주고 임대아파트도 신청해 줬다.

현재 그는 마포여자중고등학교(주부학교) 의 중학교 3학년 졸업반이다. 어느 날 어린이 집에서 배운 애국가가 생각나지 않는다며 알려달라는 아이에게 “아빠와 엄마는 똑같은 한국 사람인데, 아빠는 애국가를 알고, 엄마 는 왜 몰라” 라는 말을 들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한국을 공부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때부터 초등학교 1학년 과정부터 다시 시작했다.

그는 박사과정까지 공부한 다음, 공무원 시험을 쳐서 동사무소 직원으로 결혼이민자를 돕겠다는 꿈도 가지고 있다. 지금은 상담을 통해 결혼이민자를 돕고 있지만, 나중에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결혼이민자들이 한국의 법을 잘 모르고, 외국인으로 한국에 정착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을 잘 모른다고 지적했다.

“한국에 처음 입국할 때부터 다문화센터 등 한국 정착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접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라며 타국에 와서 낯설기도 하지만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하기 힘들어 어려움을 겪는다는 결혼이민자를 대변했다. “이방인이라는 따가운 시선이 그들을 더욱 움츠러들게 만들어요.”

그러면서 “가끔 이곳에서 지원받고, 저 센터에서 지원받는 식으로 받는 게 습관화된 사람을 만나기도 하지만 진정한 대한민국 국민이 되기 위해서는 자기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엄마가 한국인으로 살아야만 자식들이 진정한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결혼이민자를 대표해 한국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질문을 했다.

“조금 부족하고 잘못했다 하더라도, 마음 아프도록 상처 주지 마시고 조금만 용서하고 보듬어주고, 받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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