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동 '선농단'에서 거행 … 설렁탕의 유래
지난 4월 25일, 동대문구 제기동 소재 선농단에서는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선농문화제’가 열렸다. 선농단에서 초헌관이 농업을 주관하는 신에게 폐백을 드리는 전폐례를 시작으로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 음복례에 이어 폐백과 축문을 태워 땅에 묻는 망요례를 끝으로 풍년을 기원했다.
이날 문화제는 ▲‘선농제향’ 봉행 ▲한시 백일장 대회 ▲설렁탕 나누기만 진행됐는데, 매년 거행됐던 ▲동대문구청~선농단까지 어가 행렬 등 예년에 열렸던 다른 행사들은 천안함 사건으로 인한 사회분위기를 감안해 대폭 축소됐다.
선농제는 조선 태조 때부터 선농단에서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농업 신으로 알려진 신농씨(神農氏)와 후직씨(后稷氏)에게 제사를 올린 후 왕이 친히 쟁기를 잡고 밭을 갈아 보이면서 농사의 소중함을 백성에게 알리는 의식이었다. 농사일을 마치면 백성들을 대접하기 위해 소의 여러 부위를 넣고 푹 끓인 국밥을 돌렸다는 데서 지금의 설렁탕의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선농제는 1910년 경술국치 이후 일제에 의해 중단됐다가 1979년부터 뜻있는 동대문구 제기동 마을주민들이 선농단 친목회를 조직해 1년에 한 번씩 선농단에서 제를 올리기 시작했고, 1992년부터는 동대문구와 농림부 공동으로 매년 곡우날을 전후해 선농대제를 재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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