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바닥도 스케치북 삼아 창작
미대로 유명한 홍익대학교 앞을 걷다보면 그림이 그려져 있는 담장과 도로를 쉽게 만날 수 있다.
하수구 뚜껑을 역기 삼아 그려놓은 바닥의 그림을 보니 저절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울퉁불퉁 부서진 도로를 로보트 태권브이 몸통으로 표현한 곳도 있었다. 이런 곳을 지날 때면 왠지 작품을 밟는 것 같아 조심스레 돌아가게 된다.
큰길을 지나 골목으로 들어서니 저마다 개성을 지닌 벽화들이 나타난다. 작은 상점 창문마저도 펜으로 직접 그려 넣었다.
홍대 앞은 1980년대 후반 서교동 일대에 모여 있던 카페들이 홍대 근처로 모여 들면서 독특한 문화를 형성했다.
카페와 갤러리가 조화를 이루며 홍대만의 독특한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이다.
홍대 앞에는 피카소거리라는 곳이 있다. 지하철 홍대입구역 6번 출구로 나오면 놀이터가 있는데 거기에서 수(秀) 노래방 쪽으로 걷다보면 피카소 거리가 나온다.
홍대 미대생들이 벽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서 매년 ‘거리 미술전(거미전)’을 통해 새로운 그림이 탄생한다.
한 홍대 졸업생은 “홍대는 골목 골목에 재미가 있는 동네다”라며 “피카소 거리가 좀 상업적으로 변한 것 같아 매력이 덜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러 행사들도 열리는, 명실상부한 홍대의 중심거리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이곳을 찾은 디자이너 홍선영 씨는 홍대앞 거리를 “자유와 에너지가 넘치는 곳”이라고 표현했다. 사람들은 이곳을 배경으로 블로그에 사진을 올리는가 하면, 벽화속의 주인공이 되어 포즈를 취하기도 한다. 또 서울의 관광 코스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홍대는 젊은 예술가들의 보물창고 같은 곳이다.
골목마다 숨겨져 있는 보물들이 홍대거리를 예술 공간으로 살아 숨 쉬게 만드는 원동력이 아닐까.
저작권자 © 서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