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법도 법이다, MC몽에 대한 판결과 모두에게 주어진 숙제
악법도 법이다, MC몽에 대한 판결과 모두에게 주어진 숙제
  • 티브이데일리 기자
  • 승인 2011.11.17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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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박병욱의 트래픽]

고대 그리스 시대 사회적으로 엄청난 영향력을 가졌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혼란스러운 이론으로 사회를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사형을 선고받자 '악법도 법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고(진짜 이렇게 말했는지는 이의도 많다) 독약을 마시고 생을 마감했다.

이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에 대해 '아무리 불합리한 법이라도 사회적인 약속인 만큼 이행하는 게 옳다'라는 해석과 반어법적 표현이라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지킬 수 밖에 없다는 기준은 같다.

병역비리 혐의로 1년여의 지리한 법정다툼을 계속해온 MC몽(32, 신동현)의 재판이 드디어 끝났다.

16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421호 법정에서 열린 MC몽 병역비리 관련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고의 발치는 무죄, 병역 연기는 유죄가 확정지어졌다.

그러자 MC몽은 곧바로 이날 오후 트위터에 "일년이 넘게 보기 싫은 저의 기사와 사건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그는 죄송하다는 말을 거듭하며 '제가 이리 만들어놨으니 이 죗값 평생 지고 가겠다. 아프게 혼나도 다 제 잘못이거늘 누구도 원망하지 않겠다. 아닌 것만 밝히자했던 제 자신이 잘못했다'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쳤다.

이날 재판부는 MC몽이 지난 2006년 6월 공무원 시험을 응시할 목적과 그해 12월 해외 공연차 출국할 목적으로 입영을 연기한데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반면 병역기피를 위한 고의 발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MC몽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았다.

검찰이나 MC몽 모두 조금은 불만스러운 내용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재판은 여기까지다. 더이상 끌고 가는 것은 그닥 큰 의미가 없어보인다.

현재 상황으로서 MC몽을 재입대시킬 방법은 현실적으로 없다. 만에 하나 그가 군에 입대한다고 하더라도 그게 그가 혹독하게 죗값을 치르는 길도 아닌 듯 하다. 지금까지의 여론으로 볼 때. 이미 그는 1년여의 재판기간동안 창살 없는 감옥 생활을 했다. 차라리 군에 입대했다면 훨씬 더 떳떳하고 자유스러웠고 보람됐을 것이다.

게다가 그는 그가 가장 좋아하고 또 가장 잘 하며 생계수단인 '노래'를 잃어버렸으며 앞으로도 복귀가 보장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1년여 그랬듯이 앞으로도 기약 없는 '무형의 수감생활'을 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를 '죽이냐, 살리냐'의 이분법적 논리가 아니다. 왜 그는 부적절하게 입영을 연기했고 그럼으로 인해 유죄판결을 받았으며 본인의 억울한 항변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철저하게 그로부터 등을 돌렸는가에 대한 국민 전체의 심각한 고민과 성찰이다.

그가 입영을 연기한 5년전과 현재를 비교해보자. 더 거슬러 올라가 유승준(스티브 유)이 왜 한국국적을 버리고 미국 시민권을 택함으로써 약속을 어기고 군복무의 의무를 져버렸는지도 생각해보자.

지금은 연예인들이 없는 자격을 만들어가면서까지 군에 기를 쓰고 가려고 한다. 일찌기 강타는 연예사병을 거부하고 수색대에서 활약했으며 현빈은 일부러 해병대를 택했다.

적지 않은 연예인은 '군대 가는 게 당연한데 뭐 그리 요란을 떠느냐'며 조용히 입대하는 풍토다. 병역비리에 대한 여론재판이 워낙 서슬퍼렇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군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결과이기도 하다.
군을 기피하는 병역비리를 저지른 연예인의 잘못은 분명히 크다. 그러나 보다 더 시야를 넓히면 이 사회 지도층 구석구석에 그보다 더 죄질이 나쁜 이들이 수두룩하다. 게다가 왜 가능하면 군에 안가고자 하는 풍토가 일부 지도층에서 조성되고 있는지에 대한 국가적 자기반성이 필요하다.

군생활이 형식적이 아닌 현실적으로 바뀌고, 강요가 아닌 자율로 보람을 안겨주며, 그래서 제대후 사회에 복귀했을 때 군에서 배운 각종 심신적 수련을 요긴하게 응용할 수 있도록 군생활 프로그램을 조금이라도 개혁하자는 노력이 절실하다.

더 나아가 '전과'가 주홍글씨나 올가미가 돼선 안된다. 범법자를 수감-교화하는 것은 죗값을 치른 뒤 사회에 복귀해 자연스럽게 그 속에 녹아듦으로써 재범을 방지하자는 것이지 죄인을 매장시키자는 것은 아니다.

악법도 법이다. 일단 MC몽을 법대로 놔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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