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효종Vs조혜련 '뼈있는 개그와 뼈없는 일본어 교육'
최효종Vs조혜련 '뼈있는 개그와 뼈없는 일본어 교육'
  • 티브이데일리 기자
  • 승인 2011.11.2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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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박병욱의 트래픽]

최효종은 '개그콘서트'의 '사마귀 유치원' 코너를 통해 국회의원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한 국회의원으로부터 고소를 당했고 조혜련은 정광태의 히트곡 '독도는 우리 땅'을 일본어로 개사한 히라가나 교육 동영상 제작에 참여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최효종은 이에 대해 '승승장구'에 출연해 '뼈 없는 개그는 재롱일 뿐'이라고 뼈있는 얘기를 던졌다. 예전에 '봉숭아학당' 코너에서 '여러분 행복합니다'를 외칠 때부터 사회풍자 개그 본능을 보였던 그는 요즘 '애정남'과 '사마귀 유치원' 코너를 통해 사회 정치 경제 등에 퍼져있는 부조리 불합리를 향해 통쾌한 '일갈'을 날리며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중이다.

그의 '뼈와 재롱론'은 심도있는 개그, 메시지가 있는 개그, 그래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깊이있는 개그에 대한 그만의 자긍심이다. 단순히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참을 수 없는 가벼운 개그'는 시청자앞에서 재롱떠는 것에 다름아니다는 의미다. 즉, 유아적 발상의 1차원적인 개그라 생명력이 짧고 그만큼 폭넓은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없다는 뜻.

하지만 '뼈대'있는 개그라면 그 임팩트가 강하고 그래서 그 개그맨의 무게감도 다르다는 웅변이다.

슬랩스틱 코미디의 창시자라 할 찰리 채플린의 코미디가 바로 그것이다. 그가 관객에게 준 웃음속에는 페이소스가 있었다. 그를 보는 관객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었다.

그의 최고의 걸작 '모던 타임즈'는 고도의 산업화만큼 비인간적으로 변해가는 사회를, 인간미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대량 분업화 생산체계에 대항하는 초라한 인간을 내세워 통렬하게 풍자했다. 화면상의 단순 활동사진은 웃기지만 그 웃음 끝에 상실된 인간미의 척박한 이 세상에 대해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작품이었다.

최효종은 최소한 이렇게 의미있는 웃음을 주고자 '뼈와 재롱론'을 강조한 것이다.

최효종보다 한참 선배인 조혜련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는 골룸 아니면 남편과의 부부생활을 소재로 한 '이불속' 개그다. 그래도 그녀가 쉼 없이 새로움에 도전했으며 특히 일본시장에서 적수공권을 성공을 일궜다며 박수쳐준 게 대중이다.

그런 그녀가 '독도는 우리 땅'을 일본어로 개사한 히라가나 교재의 주인공이 됐다.

'독도는 우리 땅'은 단순한 대중가요가 아니다. 나라를 강제로 빼앗긴 30여년 주권침탈에 대한 과거청산도 제대로 돼있지 않은 상황에서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 생떼를 쓰는 일본에 대한 우리 국민의 최소한의 분노의 몸부림이다.

해방후 정권이 숱하게 바뀌는 과정에서 갈팡질팡하는 정부의 대일본 정책에 대해 우리 국민이 유일하게 한목소리를 크게 낼 수 있는 구심점중에서 돋보이는 콘텐츠중의 하나다.

우리 히트 가요를 일본어로 개사해 일본어를 쉽게 배우도록 하는 것도 애국일 수는 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알면 아는 만큼 이겨낼 수 있다. 그러나 '독도는 우리 땅'은 아니다. 전염병을 이겨내기 위해 예방주사를 맞을 순 있지만 일본을 이기기 위해 우리의 상징을 일본화함으로써 일본을 배우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런데 조혜련의 일본에 대한 과잉친절 혹은 한국비화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녀는 예전에 일본 TV에 출연해 "일본 개그를 동경해 왔다. 한국은 몸개그 한 방" "한국에 아나운서 친구가 있는데 부자와 결혼하기 위해 아나운서가 됐다더라" "한국 여자들은 성형을 많이 한다" "한국 남자들은 여자를 많이 때린다" 등 한국의 각계를 비하하는 말을 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심지어 지난 2009년에는 일본 TBS '링컨'에 출연해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대변되는 기미가요 앞에서 파안대소하며 기립박수를 쳐대 공분을 산 적도 있었다.

현재 누리꾼은 '독도는 우리 땅'을 계기로 이런 예전의 그녀의 망언과 망발을 새삼 거론하며 비난을 퍼부어대고 있다. 그들은 조혜련에게 '뼈있는 개그'까지는 원치 않는다. 다만 스스로 얼굴에 먹칠하는 언행은 삼가해주길 바란다.

몸개그는 통상적으로 자신을 낮춤으로써 관객을 웃긴다. 그러나 타국에서 자신의 나라를 우습게 표현하며 웃긴다면 이것은 오래전에 역사의 뒤안길로 묻혀버린 사대주의를 스스로 끄집어내는, 주권을 스스로 던져버린 '뼈 없는 개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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