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지키는 것은 공동체를 지키는 일”
“산을 지키는 것은 공동체를 지키는 일”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1.11.25 2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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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산주민대책위, 성미산 생태공원화 추진
▲ 작년 9월 태풍 ‘곤파스’로 쓰러진 성미산의 나무들을 주민들이 세우고 있다. <사진=성미산주민대책위원회 ‘성미산을지키는사람들’.

도심 속 가운데 있는 산은 곧잘 수난을 겪게 된다. 도심 속 한 가운데 있어 이 이점으로 산을 개발하려는 이들과 산을 보존하려는 이들이 갈등하기도 한다.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에 있는 성미산도 이런 도심 속 산의 전형적인 길을 걸어왔다. 그리고 산과 생태를 보존하려는 주민들의 눈물겨운 싸움도 마찬가지다. 성미산주민대책위원회(성미산대책위)는 성미산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에 맞서기 위해 만들어졌다.

2001년 만들어진 ‘성미산을 지키는 주민연대 모임’은 2003년 서울시가 성미산에 배수지를 만들기 위해 벌목을 하자 산을 지키기 위해 ‘성미산개발저지를위한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대응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이후 성미산대책위는 천막농성 등을 통해 공사강행을 주민의 힘으로 저지하고, 공청회 등을 통한 여론을 형성해 그 해 11월 서울시에게서 사실상 공사 포기 발표를 얻었다.

공동육아 대안 교육 실현
1994년부터 시작, 박 시장 모범적 ‘마을 공동체’로 꼽기도


그러나 문제는 또 다시 발생했다. 2007년 학교법인 홍익학원(홍익대학교)이 성미산 부지를 매입해 여기에 초중고를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이에 성미산대책위는 홍익대학교 계획에 반대하고 성미산 전체를 생태공원화할 것을 요구하며 천막농성, 1인 시위 등 성미산 지킴이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성미산대책위는 성미산을 단순한 산이 아닌 도심 속의 ‘허파’와 같다고 말한다. 맑은 공기 뿐 아니라 산책길, 생태축 확보 그리고 무엇보다 산을 중심으로 마을 공동체를 형성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성미산이 훼손되면 생태계는 물론이고 오랫동안 쌓아온 마을 공동체도 훼손 된다. 그래서 성미산대책위는 성미산을 보존하는 활동뿐 아니라 마을 공동체 활동에도 관심을 갖고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공동육아, 대안교육을 생태 마을을 위해 조합을 꾸려 마을 공동체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

이미 1994년 20여 가구가 모여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만들었고 이후 대안학교인 성미산학교를 만들어 멀리 산 속이 아닌 도심에서 대안학교를 키워왔다.
또 생태적인 측면에서 도시 텃밭 등을 운영하고 유기농 카페, 재활용가게, 생활협동 조합을 만들었다. 주민들이 출자해 협동조합방식으로 만든 것이다. 주민의 손으로 주민의 의견을 모아서 공동의 주민을 위한 말 그대로 마을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려고 하는 것이다.

이런 활동이 알려져 박원순 서울시장은 성미산 마을 공동체를 마을 공동체의 모범적이 사례라고 보고 이후 마을 공동체 사업에 성미산 마을 사례를 참고하기로 했다.
성미산을 지키기 위해 시작한 성미산대책위는 이제 성미산을 지키고 마을 공동체를 지키고 마을 공동체를 회복하는 길을 소박하게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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