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취임 한 달, 서울시정 변화 가시화
박원순 시장 취임 한 달, 서울시정 변화 가시화
  • 정형목 기자
  • 승인 2011.11.26 0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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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서민 복지정책 탄력·재건축 재검토 ‘강남불패’ 흔들
▲ 친서민 행보를 보이며 27일 취임 만 한 달째를 맞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3일 서울시청 직원들로 구성된 나눔과 봉사 동호회 주최로 열린 ‘2011 시청가족 사랑나눔 한마당 모금행사’를 찾아 한빛합창단원들과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이 취임한 지 27일로 만 한 달이 된다. 불과 30일 사이 서울시 행정은 곳곳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박 시장 취임 후 첫 결재는 초등학교 5·6학년에 대한 무상급식 예산 185억 원 집행안이었다. 오세훈 전 시장이 결재를 거부했던 이 사안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면서 지난 1일부터 서울시역 초등학교의 모든 학년이 무상급식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오 전 시장의 역점 사업이었던 한강예술섬과 서해뱃길 조성, 강변북로 확장 등의 사업들이 사실상 중단된 것도 두드러진다. 또 2011년 서울시의회가 적법하게 편성한 영유아예방접종 증액 예산 127억 원의 집행을 오 전 시장은 거부한데 반해 박 시장은 건강 격차 없는 서울을 만들겠다며 내년부터 만 12세 이하의 영유아와 어린이에 대한 필수 예방접종비 전액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민주당이 그동안 끊임없이 주장해 왔던 반값등록금 정책도 현실화돼 이 또한 박 시장 취임 후 변화하는 서울시를 보여주고 있다. 박 시장의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 현실화 방침이 알려지면서 2012학년도 지원자가 급증하는 현상도 벌어졌다.

또 거의 매일 현장에 나가 서민생활 등을 살펴보는 시장의 행보에 따라 일선 공무원들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박 시장이 공언한 후보시절 ‘경청투어’의 지속을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행보가 서울시정에 어떻게 반영될 지는 아직 명확한 답이 나오지는 않은 상태다.

취임 직후 첫 결재 무상급식 전면시행안 처리
한강르네상스 등 대형 토건사업 사실상 중단
재건축아파트 매매가 일주일만에 0.68% 하락

그러나 지난 21일 우면산 수해 마을 방문과 같이 예민한 사안도 박 시장의 활동 범주에 들어 있는 만큼 획기적인 정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여당이 밀어붙인 한·미 FTA에 대한 입장을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 발표한 점도 눈에 띈다.
이러한 박 시장의 입장 발표에 대해 한때 정부와 한나라당이 크게 긴장하기도 했다. 박 시장으로서는 야권 단일후보로 당선된 무소속 시장으로서의 입지를 명확히 한 셈이다. 무엇보다 박 시장의 취임 한 달을 지나면서 눈여겨 볼 대목은 ‘불패신화’를 지켜 온 강남권 재건축 및 한강변 아파트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투자 상품의 성격이 강해 부동산 시장의 나침반 역할을 하는 서울 재건축 시장이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무분별한 도심개발을 반대하는 박 시장의 취임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진 10월 마지막 주에서 지난주까지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0.68% 하락했다. 이는 지난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가 본격화한 이후 9월 0.99%, 10월 0.78% 떨어진 것과 비슷한 수준의 하락세가 이어지는 셈이다.

특히 서울시가 지난 16일 개포동 주공2단지 등 재건축안 4건을 전부 보류한 여파가 이달 말 본격적으로 밀려오면서 11월의 월간 시세 하락폭은 더 커질 전망이 유력하다.  구별로는 단연 강남권의 내림세가 가파르다. 박원순 서울시장 출범 이후 강남구 재건축 시세는 무려 1.49%나 떨어졌고 송파구(-0.69%)와 강동구(-0.59%)
도 큰 타격을 받았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관망세를 유지하던 재건축 수요자들의 투자 심리가 개포지구 재건축안 보류를 계기로 더욱 싸늘하게 식었다는 점에서 가격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남의 한 공인중개사는 “임대주택을 그렇게 많이 지으면 사업성이 떨어져 재건축 메리트가 없어진다. 안그래도 떨어지는 가격이 당분간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개발보다는 복지 쪽으로 정책 포커스를 맞춰 가격상승 여력이 없어 액수를 낮춰 내놓는 매도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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