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안경부터 벗어야 해요”
“색안경부터 벗어야 해요”
  • 양재호 인턴기자
  • 승인 2011.12.02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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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결혼이주여성들에게 한국문화 전하는 지예정 씨
▲ 지예정 씨.

한국에 결혼 이주여성이 12만을 넘었고, 총 혼인건수 중 11%는 국제결혼이다. 다문화사회가 성큼 다가오는 지금, 결혼 이주여성을 위해 한국어 봉사를 활동하는 이가 있다. “다문화 사회를 위해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그들을 바라보는 ‘색안경’을 벗는 일이에요”라고 말하는 지예정 씨(21·대학생)를 만나봤다.

― 본인의 활동을 소개해 달라
“저는 보건복지부가 주최하는 대한민국사회봉사단 ‘Korea Hands’ 1기 단원으로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결혼이주여성분들에게 한국어 교육과 문화 활동을 지원합니다. 한국어는 회화 수업을 담당하고 문화 활동은 주로 한국 요리 수업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  어떤 계기로 다문화 가정에 관심을 가졌는지
“지난 학기에 교내 중국인 유학생들을 돕는 멘토 활동을 했는데요. 제가 담당한 학생이 한국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어요. 한국에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살면서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데요. 반면에 우리 사회가 이들을 ‘이웃’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부족한 것 같았죠. 어떻게 우리 사회가 이들을 잘 포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다문화가정을 돕는 일이 작은 실천이 될거라고 생각했습니다.”

― 활동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제가 나이가 어리다보니, 한국어 수업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결혼이주여성분들이 절 어린 아이로 취급하고 수업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할까 고민했는데, 다른 것들은 신경쓰지 말고 마음을 열고 소통하자고 생각했습니다. 더 열심히 수업을 준비해갔고, 그분들 말에도 귀 기울이면서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 활동을 통해서 느끼는 것들이 있다면?
“현재 저와 함께 수업을 하는 이주여성분이 총 12명입니다. 그분들은 한국에서 취업을 하기 위해서 운전면허, 컴퓨터 자격증을 정말 열심히 공부하세요. 특히 컴퓨터 공부는 전문용어가 많아 어려운데, 나이든 분들이 책을 들고 제게 오셔서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셨어요. 열악한 현실에서도 악착같이 살아가려는 모습에서 자기반성을 많이 했어요.”

―  현재 한국의 결혼이주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제가 생각했을 때 결국은 ‘시선’ 인 것 같아요. 앞으로 다문화 사회가 진전되면 그분들 중에서 마을 부녀회장, 교사, 시의원이 나올 수 있고, 우리 사회에서 함께 숨 쉬며 활동할거에요. 또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은 곧 우리나라의 인재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다양한 국적이 공존하는 한국으로 생각하고 그분들을 바라보는 색안경을 벗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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