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 어려운 이웃에게 쌀 기부하는 훈훈한 이야기
[구로구] 어려운 이웃에게 쌀 기부하는 훈훈한 이야기
  • 양재호 인턴기자
  • 승인 2011.12.02 13: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수성가 한 뒤에도 잊지 않고 어려운 이웃에게 나눔 실천

“장애와 생활고로 고통 받고 있는 이웃을 위해서 사용해주세요”

지난 달 30일 구로구청장 실에서 '어려웃 이웃을 위한 쌀 기증식'이 열렸다. 이번 쌀 기증식은 구로구 가리봉동에 거주하고 있는 는 정영열(남·51)씨와 신동희(여·54)씨 부부가 20kg 쌀포대 150포를 기증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날 기증식은 부부의 남다른 사연으로 인해 더 뜻 깊었다.

전북 고창이 고향인 정씨는 유년시절 가정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를 중퇴하고 서울로 올라와 일을 하다가 지금의 부인 신씨를 만났다.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던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리지도 못한 채 웨딩사진 한 장으로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결혼 후 정씨 부부는 구두닦이, 노점상, 엿장수, 막노동 등 온갖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힘겹게 생활해왔다. 그렇게 모은 돈을 차곡차곡 저축해가며 생활이 안정되어갈 무렵 두 부부에게 또 다른 아픔이 찾아왔다.

1남2녀의 자녀 중 두 딸에게 지적장애가 발생했다. 큰딸(지적장애 2급), 둘째딸(지적장애 1급)의 장애증상이 점점 심해지면서 정씨 부부의 생활은 더욱 힘들어졌다. 하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근면 성실하게 일한 부부에게 행운이 찾아왔다. 알뜰히 모은 돈으로 구매한 대지 일대가 아파트 재건축이 됐기 때문이다.

가정의 경제적 형편이 나아진 뒤, 정씨 부부는 자신들이 어렵게 살아왔던 시절의 경험과 고통을 잘 알기에 장애인·저소득층의 고통을 나누기 시작했다.

정씨는 현재 바르게살기운동 가리봉 위원회 위원장과 가리봉동주민자치위원회 복지분과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쌀·라면 등을 기부하고 있다. 또 부부는 지역 주민을 위해서 사회봉사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두 부부는 지난해도 400만원 상당의 쌀을 구청에 기부한바 있다.

현재 정씨는 초등학교 검정고시 공부 중에 있으며,  중ㆍ고등 검정고시도 패스할 계획이다. 이후 정씨는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해 장애인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 목표다.

부를 일궜지만, 아직 비행기도 한번 타본 적 없다고 말하는 정씨는 젊은 시절 막노동으로 힘든 일에 적응된 거칠고 큰 목소리로  “장애로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서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장애인복지시설을 건립하는게 제 인생 최종 꿈 입니다”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부부가 기증한 쌀은, 추운 겨울 장애와 생활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에게 고루 나눠질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