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곤파스’, 서울 마비시키고 소멸
태풍 ‘곤파스’, 서울 마비시키고 소멸
  • 서영길 기자
  • 승인 2010.09.02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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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교통대란‧정전‧항공기 결항…서울시 뭐했나?

제7호 태풍 ‘곤파스(KOMPASU)'가 2일 오전 당초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중부지방에 상륙, 서울에 수많은 피해를 주고 동해상으로 빠져나갔다.

기상청 등에서 이날 정오에나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했던 곤파스는 오전 6시30분께 강화도에 도달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일대를 강한 비바람으로 강타했다.

▲ 태풍 곤파스에 의해 아수라장이 된 서울광장. ⓒ서울타임스

이에 따라 새벽부터 초속 20m가 넘는 강풍에 전기가 끊기고 지하철 운행이 중단됐는가 하면 차로와 보도 등지에 가로수가 쓰러져 출근길 시민들이 교통대란에 시달렸다.

특히 인천과 서울을 오가는 지하철 1호선은 이날 오전 5시30분부터 5시간 가량 전기 공급이 끊기며 전동차가 멈춰 출근하는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또 비슷한 시각 지하철 4호선 금정역~오이도역 구간 운행이 중단됐고, 오전 6시20분께는 지하철 2호선 전동차가 당산철교 위에 멈췄다가 30여분 만에 운행을 재개했다. 또 2호선 뚝섬역~강변역 구간 운행이 5분여 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시민들은 멈춘 지하철 대신 시내버스로 몰려들었고, 버스를 타려는 시민들과 버스가 엉켜 아침 출근길은 극심한 교통정체가 초래됐다.

이와 함께 정전피해도 잇따라 서울에서만 약 40건, 6만 가구에 전기공급이 끊겼고, 주로 강서, 은평, 구로구 등 서울 서부 지역에 정전사태가 빚어졌다.

또 국내선 항공기 전 노선이 결항해, 이날 오전 9시까지 김포공항에서 출발하거나 도착할 예정이던 국내선 항공기 56편의 모든 비행이 취소됐다.

이 밖에 고등학교의 경우 이날이 고3 수능 모의평가일인 관계로, 교과부는 “학교장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등교시각을 결정하라”는 지침을 내렸고, 중앙재난대책본부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유치원은 휴업하고, 초‧중학교의 등교시각은 평소보다 2시간 늦추도록 했다.

이렇듯 피해가 속출함에 따라, 각 부처와 관계 기관이 모인 중앙정부의 대책기구가 급변한 태풍에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기상청은 이에 대해 “자연현상인 태풍이 갑작스런 변수로 상륙 시간이 얼마나 빨라 질 것인가를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라며, “이번 태풍은 편서풍과 상층 제트기류의 힘을 받아 예상보다 빨라졌다. 생각했던 것보다 제트기류의 힘이 강해 시간은 조금 빗나갔지만 진로는 정확히 맞췄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중앙재난대책본부도 수도권 각급 학교의 등교 시간을 2시간 늦추기로 한 시점이 오전 6시30분 이후인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전력 또한 이날 오전 6시가 돼서야 가장 높은 대비체계인 ‘적색비상’을 발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중앙재난대책본부가 기상청이 제공하는 기상정보를 토대로 대책을 세워 기상청의 예측이 늦으면 대처도 함께 지연되는 한계가 있고, 한전 또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속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재난상황실을 운영해 중앙정부와 유기적인 협동 체계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가을 태풍에 대비한 중앙정부 대책기구들의 통일된 운영이 시급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정오를 기해 서울과 경기도 등지에 발효됐던 태풍특보는 해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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