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시장 시정 질의 호된 신고식
박 시장 시정 질의 호된 신고식
  • 정형목 기자
  • 승인 2011.12.02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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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까지 나서 예산안 문제 집중 추궁
▲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35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민주당 이행자 의원의 시내버스 요금 관련 질의에 교통국장을 부르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5일 시의회 본관에서 진행된 취임 후 첫 시정질의에서 시의원들의 집중적인 공세에 진땀을 흘리며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더욱이 박 시장을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시의원들이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첫 질의자로 나선 이강무 시의원(민주당·은평3)은 “박시장의 최근 정치행보를 보면 후보시절과 다르다”며 “통합과 혁신에 대한 소신을 밝혀달라”고 말했다.

이어 “한 눈 팔 시간 있으면 공약을 재점검하라는 인기 위주의 현장시정을 우려하는 지적이 있다”고 날을 세우자 박 시장은 “주민들 접촉과 현장 민의파악도 업무를 파악하는 방식이며 걱정 없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박원순표 예산안’에 대한 집중 난타도 이어졌다.

오후 질문자로 나선 김형식 시의원(민주당·강서2)은 “박시장이 예산안을 발표할 때 ‘재정을 축소하면서 복지를 확대하겠다’고 했는데 이런 이론은 처음 본다”면서 “이런 일이 가능하신 분은 예수님밖에 없다”고 힐난했다. 이에 박 시장은 “지금 서울시의 부채나 채무가 전혀 문제없다고 하지만 나는 분명히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면서 “돈 쓰는 것도 여러 가지 요령과 원칙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의회 시정질의에 나서면서 만만치 않은 신고식으로 서울시장으로서 공식 데뷔를 하게 됐다.

박 시장은 28일 오후 서울시의회 별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서울시의회 두 번째 정례회에서도 진땀을 쏟았다.
박 시장은 이날 시의회 의원들의 거센 지적에 다소 곤혹스런 눈치였다. 박 시장에 대한 공세의 포문은 김진영(한나라당·서초1) 시의원이 열었다.

김 의원은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박 시장이 마법사나 산타클로스라도 된 듯 환상에 젖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복지 해결사인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작심한듯 공세를 퍼부었다.

민주당 소속 시의원의 쓴소리도 이어졌다. 이행자(민주당·관악3)시의원은 “박 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복지들은 수혜 대상자가 많아봐야 20% 수준이지만 교통 복지는 보편적 복지가 될 수 있다”며 내년도 예산이 전액 삭감된 신림봉천터널과 난곡선 등의 사업재개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시장은 “교통 약자와 교통 소외지역 및 취약지역에 대한 애로사항을 충분히 살피고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열린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이행자의원 등 7명의 시의원들은 박시장에게 향후 시정운영방향에 대한 날카로운 질의를 이어나갔다.

김태희(민주당·서대문3)시의원은 서울관광마케팅주식회사에 대해 집중 질의했고 이경애 의원은 서울시 인사문제와 공무원복지에 대해 질의했으며 김용석(한나라당·서초4)시의원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서울시 부채는 얼마냐, SH공사 등 주요 5개 산하기관을 포함한 부채는 얼마냐”며 서울시 부채문제에 대해 질의했다.

서울시장의 취임 한달 째를 맞은 이날, 박시장에게 한나라당이 집중공세를 벌여가며 쓴소리를 쏟아내자 지난주까지 박시장과 논쟁을 벌이며 견제에 나섰던 민주당이 급히 박 시장을 감싸기도 했다.

시의회 여·야의 가시돋친 설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박 시장은 시장으로서 힘겨운 첫 걸음을 내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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