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거 미달 자사고, 예고된 실패
대거 미달 자사고, 예고된 실패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1.12.02 2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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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개교 신입생 모집에 11개 정원 미달

최근 자율형사립고의 대거 미달 사태에 대해 이미 예견 된 실패로 자사고 정책을 전면적으로 수정 혹은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11월 23일 마감한 서울 지역 자율형사립고 신입생 모집에서 26개교 가운데 11개 학교가 정원보다 지원자가 적어 미달됐다. 이중 동양고는 지원자가 1명도 없는 ‘수모’를 겪었다.

용문고는 0.24대 1, 동성고는 0.5대 1이라는 초라한 결과를 보였다. 미달을 면한 학교도 정원을 겨우 채운 학교가 많다. 경희고는 1.09대 1, 배재고는 1.1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나타낸 학교는 이대부고로 3.06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대거 미달 사태는 올해만의 문제는 아니다. 2009년 시행초기 ‘반짝’ 인기를 누리던 자사고는 그 이듬해부터 인기가 급격히 하락했다.

2011학년도 모집엔 10개 학교가 정원에 미달해 2년 연속 10개 학교 이상이 정원을 채우지 못했던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동양고는 자사고 지정 취소 신청을 하기로 했다.
자사고 대거 미달사태가 나자 서울시교육청과 교육과학기술부는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았다.
서울시교육청은 1, 2차 추가 모집 계획을 발표하고 추가 모집에도 정원에 미달된 학교는 ‘학교 운영 정상화 지원대상 학교 제도’에 따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지원 후에도 미달 등 자사고 지정 목적 달성이 어려울 경우 지정 취소하겠다는 방침이다.
교과부는 11월 24일 설명자료를 내고 미달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교과부는 미달 사태가 발생했으나 “자사고 제도가 정착되어 가는 과정이며, 일부 학교의 정원 미달은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에 따라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26개교 중 9개 학교에서는 2011학년도보다 지원 경쟁률이 증가”했다며 자사고 제도가 정착돼 가고 있다고 판단해 현실과 동떨어진 판단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면서 대책으로 1, 2차 추가 모집, 학생 정원 검토, 학교운영 정상화 지원 대상 학교 제도’를 운영하겠다고 대책을 밝혔다.

또 ‘자사고 입학전형방법에 대한 교육감 승인 항목’을 제외하는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책에서도 “자사고가 인기가 없자, 학생의 선발권을 요구해온 자사고가 변칙적으로 입시를 부활시킬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라는 비판을 듣는다.

교과부의 자사고에 대한 비판과 문제제기는 시행때부터 제기됐다.
교과부와 당시 서울교육청이 학교 선택의 다양화와 운영의 자율화란 명목으로 자율고를 시행하겠다고 하자 교육학부모 단체는 고교 서열화와 양극화 이에 따른 학교 교육의 피폐를 지적하고 자사고 정책을 반대해왔다.

교육학부모 단체는 특목고가 성적 상위 학생을 1차로 거르고 다음 순위 학생을 자사고가 거르고 다음 학생이 일반고에 진학하는 서열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학보모의 경제 능력이 자사고 입학 요건이 됨에 따라 교육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공교육이 황폐화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자사고 정책에 반대했었다.

자사고의 등록금은 한 학기에 500만 원으로 알려져 있어 웬만한 사립대 등록금과 맞먹는 금액이다. 거기다가 유명한 자사고에 지원자가 몰려 일부 자사고는 2년 연속 미달되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교육학부모 단체는 자사고 정책의 전면 수정 혹은 폐지를 요구했다. 사교육걱없는세상은 학교 서열화를 심화시키는 자사고 정책을 전면 수정하라고 요구하는 등 교육계 안팎에서 교과부가 자사고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폐지하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자사고 = 자립형 사립고등학교의 약칭으로 우리나라 고등학교의 한 형태이다. 가장 큰 특징은 정부 지원금이 없이 독립된 재정과 독립된 교과과정으로 운영되는 학교이다. 자사고의 생성과정은 현 우리나라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평준화의 근간이었으나 그로 인해 문제점이 나타나게 되어 그 문제점을 보완 및 해결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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