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서울시 산하 5개 투자기관 특별감사하겠다’
박원순 시장 ‘서울시 산하 5개 투자기관 특별감사하겠다’
  • 정형목 기자
  • 승인 2011.12.02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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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서울시 공기업, 부실재정 운용, 성과급 잔치, 도덕적 해이 심각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25일 열린 서울시의회 시정질의에서 “서울시 산하 5개 투자기관에 대한 특별회계감사를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방침을 고려하게 된 것은 이날 시정질의에 나선 민주당 이강무(은평·3) 시의원이 “서울시 부채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은 SH공사를 비롯한 5개 투자기관의 부실경영 때문”이라며 서울시에 대한 특별회계감사를 요구한 데 따른 답변이다.

서울시 산하 5개 투자기관은 SH공사와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서울시농수산물공사,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으로 이들이 서울시 전체 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기준 86.3%에 달한다.

또 서울시 산하기관들이 부채와 적자 속에서도 지난 4년간 2700억 원 규모의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말 16조 3000억 원의 부채를 지고 있는 SH공사는 임직원들에게 각각 415%, 265%의 성과급을 지급했고,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는 2374억 원과 2140억 원의 적자를 내고 있지만 각각 347억 원, 312억 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이는 서울시의회 재정경제위원회 강희용 의원(민주당·동작1)이 서울시로부터 넘겨받은 공기업 경영평가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강 의원은 부채와 적자 투성이인 공기업에 대해 “단지 행안부의 경영평가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한 것은 논란의 소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한 “경영평가에서 일정 등급을 받았다는 이유로 매년 수백억 원의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일침을 날렸다.

그는 “서울시 재정악화의 주 원인이 되고 있는 5대 공기업들이 시민들의 혈세로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도덕적 해이”라고 지적했다.

16조 2301억 원의 부채가 발생하고 있는 SH공사는 올 상반기동안 1조 4900억 원의 기업어음을 발행해 빚과 이자를 갚고 있으며 상환시기도 도래하지 않은 융자액 3000억 원을 서울시에 요청해 갚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는 하루 이자만 10억 원 이상을 지출하고 있는 상황인데 행안부 경영평가에서 ‘우수’를 받아 임원들에게 415%, 직원들에게 265%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는 각각 3조 701 억 원과 1조 1521억 원의 부채를 지면서 지난해 2374억 원과 2140억 원의 적자까지 냈는데도 347억 원과 312억 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영평가에서 2등급 수준인 ‘보통’과 ‘나’등급임에도 지난 4년간 약 1300 억 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경영평가에서 우수등급을 받은 서울농수산물공사도 419억 원의 빚을 지고 있는 가운데 인센티브 지급율 상한선인 임원 450%와 직원 300%를 모두 지급한 것을 드러났다.

지방재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재정자립도가 90%가 넘는 전국 유일의 자치단체인 서울시는 수십조의 부채 뿐만 아니라 부채이자를 갚기 위해 빚을 내며 불법·편법으로 자금을 돌려막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서울시 재정운용에 총체적인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나 재정 운영에 대한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시 산하 공기업의 부채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서울시 본청 부채보다 6배 이상의 규모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재정운용에 불법·편법은 전혀 없으며 현재 서울 살림은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하 재정조기집행 정책에 따른 일시적인 것이고 비교적 건전한 운용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범정부 차원의 경제 살리기에 동참하기 위해 지방채 발행을 통한 확대재정, 일시차입금 제도 등을 활용한 조기집행을 적극 추진한 것은 붉가피한 조치였다고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서울시 기조실장은 “시의회의 지적과 시민들의 우려 등을 감안해 조기에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한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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