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업계 ‘하얀전쟁’ 은근슬쩍 가격인상
라면업계 ‘하얀전쟁’ 은근슬쩍 가격인상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1.12.17 0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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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국물 라면 열풍, 라면 1봉 1000원 이상 부담

국내 라면업계에 ‘하얀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소설가 안정효 씨가 베트남전을 그린 소설 ‘하얀전쟁’이 아니라 흰 국물 라면을 둘러싼 라면업계의 경쟁을 말한다.

팔도라면의 ‘꼬꼬면’으로 시작된 라면업계의 흰 국물 라면 출시 경쟁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흰 국물 라면은 꼬꼬면에 이어 삼양라면의 ‘나가사끼짬뽕’, 오뚜기의 ‘기스면’ 등이 출시되면서 ‘꼬나기’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여기다 라면업계 선두주자인 농심도 최근 맑은 국물을 내세운 ‘농심 곰탕’을 출시, 4파전을 예고하고 있다. 농심은 “양지와 사태를 우려낸 진하고 담백한 국물이 특징”이라며 “실제로 가마솥에서 장시간 고아낸 곰탕 맛을 내기 위해 전통 가마솥의 원리를 적용한 첨단설비로 구수한 풍미를 제대로 살렸다”고 밝혔다.

‘농심곰탕’의 가격은 1300원대로 책정됐다. 이에 앞서 흰 국물 라면의 첫 출발을 알린 팔도라면의 ‘꼬꼬면’은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개그맨 이경규가 선보인 라면요리대회 수상작을 기반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끌며 대성공을 거두었다.

지난 70년대 우지파동 이후 농심에 시장 주도권을 넘겨준 삼양라면도 흰 국물 라면 ‘나가사끼짬뽕’의 인기에 힘입어 옛 영광을 탈환하기 위해 치열한 판촉에 나서고 있다. 오뚜기 또한 ‘기스면’을 표방한 라면으로 틈새 시장을 노리고 있다.

이러한 업계의 흰 국물 라면 경쟁은 전통적인 쇠고기 육수의 붉은 국물 라면 시대가 끝났다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소비자 호응을 이끌어 냈다. 그러나 최근 불어 닥친 흰 국물 라면 경쟁은 소비자를 현혹하는 라면업계의 마케팅 전략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흰 국물 라면이 모두 1000원 이상의 가격대로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 부담만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맛집 블로거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오세준 씨(45·회사원)는 “라면업계의 요즘 흰 국물 열풍은 신제품이 나올 시점에서 색다른 제품 콘셉트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아야 한다”며 “더구나 새로운 제품을 내세우며 1000원대 라면을 일반화시켜 결과적으로 물가인상만 부추기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또 라면업계에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소비자들의 착시현상까지 부추겨 합리적인 소비까지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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