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풀뿌리 시민단체를 찾아서
서울 풀뿌리 시민단체를 찾아서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1.12.18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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⑩ 서울도시농업네트워크

경제 규모가 성장하고 먹을거리가 풍족해 지면서 과거 세대들이 겪었던 ‘보릿고개’ 등의 절대적 배고픔은 거의 사라졌다.

반대로 쌀이 남아돌아 문제라고 하거나 음식물이 ‘쓰레기’가 되어 처치 곤란한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먹을거리는 넘쳐 나지만 오히려 안전한 먹을거리, 손수 기르고 수확하는 그 즐거움은 사라져 버렸다.

현대 도시인의 대부분은 단지 음식 소비자에 머무르고 만다. 그리고 회색 콘크리트로 뒤 덮인 땅과 빌딩 숲 사이에서 서울 사람들은 ‘저 푸른 것’을 갈 수록 그리워하게 됐다. 그래서인지 요즘 ‘도시농업’에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서울도시농업네트워크는 말 그대로 서울에서 농사짓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만들었다. 도시농업은 농촌지역의 농업과는 차이가 있다. 농촌처럼 대규모 농사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생계형 농업이 아닌 소규모 자족적 형태를 띤다. 도시농업은 비좁은 공간에서 도시에 맞는 작물로 도시에서 맞는 농사를 짓는 법을 배우고 나눈다.

농사도 그렇지만 특히 도시 농사는 따로 공부를 해야 실패를 줄일 수 있다. 그래서 서울도시농업네트워크는 농사 가르치는 일에 비중을 둔다.

도시농업학교 과정을 정기적으로 운영해 도시 농업의 지식을 나눈다. 나눔 지식으로 직접 텃밭을 일궈 나간다. 텃밭은 공동 텃밭, 상자 텃밭 등이 있다. 상자 텃밭은 주로 도시 옥상에서 농사지을 때는 쓰는 방식이다. 10월엔 쿠바의 농생태학자 페르난도 푸네스 교수를 초청해 ‘선진’ 도시 농업의 비법을 전수 받았다.

서울도시농업네트워크는 이 외에도 도농 상생 직거래 장터를 운영하면서 도시와 농촌의 공존을 모색하고 있다. 서울도시농업네트워크 안에 금천, 관악, 동작, 은평, 서대문, 용산, 광진, 강동, 양천, 송파, 영등포 지역네트워크를 두고 있다. 인천 지역의 도시농업네트워크하고도 교류하고 있다.

봄이면 공동 텃밭에 나가 밭을 메고 씨를 뿌리고 물과 거름을 주고 같이 수확해 음식을 나눈다. 이 과정에서 음식의 소중함을 알게 돼 간다. 도시 농업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반영하 듯 얼마전 마포구는 ‘도시농업’ 지원 조례를 입법예고했고 박원순 서울시장도 도시농업을 지원할 뜻을 비쳤다.

그러나 도시농업이 가야할 길은 아직 멀다. 너무 빨리 너무 멀리 ‘푸른 것’ 들과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도시 시스템이 우리 사람들이. 서울도시농업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인 민동욱씨는 앞으로 “도시농부학교, 생태 텃밭가꾸기 등을 더 활성화시켜 도시에서 농사 짓기를 넓혀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파트 옥상에, 베란다에 ‘푸른 것’들이 팔랑 거리는 건강한 ‘푸른 도시’가 서울도시농업네트워크가 꾸는 꿈일 것이다.

인터넷 카페 http://cafe.daum.net/cityagric

민동욱 운영위원장 017-724-7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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