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만큼은 모두에게 평등해야해요”
“교육만큼은 모두에게 평등해야해요”
  • 양재호 인턴기자
  • 승인 2011.12.24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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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아이들의 학습을 도와주며 멘토가 되어주고 있는 김잔디 씨
▲ 김잔디 씨(21·대학생)

갈수록 커져가는 빈부격차 속에서 교육에 대한 기회는 평등해야 한다는 신념을 지키며 몸소 실천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김잔디(21·대학생) 씨다. “모든 아이들이 교육에 대한 기회 만큼은 똑같이 받아야해요”라고 말하며 직접 중학교 학생들의 방과후 학업을 돕고 있는 그녀를 만나봤다.

- 봉사활동을 하게 된 동기는?

“평소에 아이들에게 교육에 대한 기회를 평등하게 제공해야한다는 신념이 있었습니다. 갈수록 교육열이 높아지고, 빈부격차가 커질수록 이런 신념은 허공에 대한 외침이 아닌가라고 생각했어요. 단순히 사회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실천으로 교육 불평등에 놓인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활동을 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저와 함께 공부하는 아이들이 중학생 아이 2명인데요. 처음에는 아이들과 친해지는 것이 어려웠는데, 아이와 친해지니 더 큰 고민이 생겼어요. 한 아이는 이해력이 빨라 스폰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진도를 빠르게 따라왔는데, 한 아이는 수학을 싫어하고 자꾸 공부를 안 하려고 꾀를 부려서 많이 힘들었죠.”

- 어떻게 극복했나요?

“우선 두 아이의 학업 방식을 바꿨습니다. 이해가 빨랐던 아이는 심화 문제풀이를 통해서, 실력이 부족했던 아이는 기초개념을 다시 잡아주는 것을 중점을 함께 공부했습니다.”

-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공부하기를 싫어하는 한 아이가 답을 미리 다 써가지고 와서는 문제를 다 풀었다고 제게 거짓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에게 화를 내면서 형식적인 태도로 가르쳤고, 아이는 주눅이 들고 말았죠. 결국 아이도 저도 마음에 상처를 입고 말았습니다. 다음 날 공부 하러 나오지 않을까봐 걱정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미리 와서는 시키지도 않은 수학문제집을 혼자 낑낑거리며 풀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가슴이 짠했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제게 초콜릿을 주면서 ‘저번에 못 풀던 문제 이제 풀 수 있게 됐어요. 죄송해요.’라고 말하는 겁니다. 순간 울컥했죠. 공부를 다소 못할지라도 정말 착하고 인성이 높은 이 아이들을 보면서 제가 더 많은 도움을 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활동을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

“만약 제가 돈을 받는 과외선생님이었다면 아이들과 감성을 통한 교류를 하지 못했을 겁니다. 전 활동을 통해서 인간과 인간이 서로 이해하고 대화하고 양보하고 고마워하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결국 ‘서로 배움’을 나누고 있는 것이죠. 앞으로도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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