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서울타임스에 그린 서울시 사회과부도
2011년 서울타임스에 그린 서울시 사회과부도
  • 송규봉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2.01.02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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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눈으로 둘러본 한반도, 겨울에도 따뜻한 도시 소망
▲ 12호 국가별 부패지수.

서울을 구체적으로 살피기 전, 새의 눈으로 잠시 세계를 조망해보았다. 유럽, 미주,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의 부패지수와 신뢰지수를 지도 위에 표시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리더십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고 싶었다. 서울시민들이 체감하는 우리사회의 신뢰도와 부패에 대한 목소리를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본 것이다. 앞으로는 서울시 자치구별로 상세한 부패·신뢰지도가 그려져야 한다.

서울의 개발전략은 지속 가능성에 계속 초점을 두고 도시 과밀화를 억제하며 친환경적인 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높여 새로운 발전 계획을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무엇보다 서울이 좀 더 따뜻한 도시가 되어 겨울을 견디기에 좋은 도시, 마음이 넘나드는 온정의 도시가 될 수 있기를 세밑에 기원하게 된다.

2011년 주간 서울타임스가 태어났다. 독자들의 초대를 받아 74장의 컴퓨터지도(GIS Map)를 그릴 수 있었다. 서울을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서울과 세계를 둘러보는 ‘사회과부도’를 그리고 싶었다. 이번 지도 작업은 국내 어떤 신문사에서도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여정이었다. 창간호부터 지면을 열어준 ‘서울타임스’에 감사드린다.

▲ 위성해양정보 연간합성 2005.

대한민국을 에워싼 삼면의 바다가 더워지고 있다. 그 사이 우리 식탁에서 가장 사랑 받는 해산물 1위인 명태는 동해바다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사과와 귤과 녹차의 생산지가 북상하고 해년마다 이상기온에 시달리고 있다. 광화문과 강남대로가 홍수에 잠기고 폭우와 산사태는 시민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상기온은 되풀이되는데 행정기관의 대응은 미숙했다. 구로구처럼 침수 지도를 그려 책임자를 배정하고 재해재난을 현격하게 줄이는 모범이 확산되면 좋겠다.
▲ 김정일 공개활동 동향 2011.

리더들이 남긴 여운들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영면했다. 우리 사회에서는 애도를 표현하는 것조차 정치적 논쟁에 휩싸이게 된다. 서울과 평양의 지리적 거리는 언제나 같다. 하지만 시국과 정세에 따라 만리장성의 양끝처럼 멀게 느껴진다. 서울과 평양이 심리적으로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더 가까워질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 5호 iSAD.

더불어 6개의 산업분야에 혁명 같은 변화를 주도한 스티브 잡스도파란 많은 삶을 마감했다. PC, 애니메이션, 음악, 휴대전화, 태블릿 컴퓨팅, 디지털 출판의 혁신 속에 스티브 잡스는 영원히 자신의 흔적을 남기게 되었다. 반면, 리비아의 지도자 카다피는 시민들의 총탄으로 쓰려졌다. 총구에서 나온 권력이 총구 아래 사라졌다. 사랑받는 지도자, 역사 속에 더욱 존재감이 깊어지는 지도자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시민들의 마음을 담은 지도

17대 대통령 선거 당시, 서울시 전체구와 전체 동에서 압승한 한나라당은 10월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79개동으로 줄어들고, 통합야권 후보는 345개동에서 승리했다. 한나라당은 정치지형으로 볼 때, 사면초가에 직면했음을 최근 선거지도는 보여준다.
▲ 2011년 시장 보궐선거 행정동 승리자.

기대가 컸기에 실망감도 크다. 입사 5년 만에 임원이 되고 12년 만에 대기업 건설회사 사장에 올라 국회의원, 시장, 대통령 당선으로 승승장구한 지도자에 대한 실망이어서 더 깊다. 학력과 경력이 담긴 이력서만 믿고 나랏일을 맡겼을 때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 우리는 심각한 수업료를 치르고 있다. 지난날의 기준으로 리더를 뽑았을 때, 유권자들이 무엇을 겪어야 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대통령을 풍자하는 ‘가카 헌정방송 ? 나는 꼼수다’를 600만 명이 다운받아 듣고 있다. ‘나꼼수’의 열풍은 품격논쟁에도 불구하고 민심을 반영하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정치지도자들의 미래는 개인적 야망이 아닌 시민들의 마음을 지도삼아 전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창의와 관용이 넘치는 도시
▲ 서울시 1000만의 주거 인구
▲ 서울시 400만의 일터.

국정이 흔들리고 시장이 바뀌어도 시민들의 삶은 저마다 사연 속에 흘러간다. 1000만이 생활하고 400만의 일자리는 분주하다. 1000만의 해외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1200만의 경기도민 그리고 280만 인천시민과 이웃하며 서울은 더욱 분주하다.

창조도시 주창자 리처드 플로리다(Richard Florida)는 도시 경쟁력을 3T로 요약한다. 기술(Technology), 인재(Talent), 관용(Tolerance)의 눈으로 볼 때, 서울은 기술과 인재는 뛰어나지만 관용과 사회통합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과학자와 예술가 등 지식 기반 근로자로 구성된 ‘창의 계층’이 도시 발전을 주도한다고 할 때, 이런 사람들이 찾아와 살고 싶고 일하고 싶은 도시로 변모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서울의 개발전략은 지속 가능성에 계속 초점을 두고 도시 과밀화를 억제하며 친환경적인 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높여 새로운 발전 계획을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겨울에도 따뜻한 도시

창의적 두뇌집단이 얼마나 많은지 그것만 가지고 서울이 좋은 도시라고 판단하긴 어렵다. 무엇보다 이미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살림살이를 살피는 감성적 접근이 중요하다. 전임시장은 한동안 ‘디자인 서울’을 주창했다. 디자인은 사람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스탠포드대학교 디자인스쿨은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를 강조하며 다섯 가지 절차를 강조하고 있다. 이 학교는 좋은 디자인으로 가는 첫번째 관문은 ‘감정이입’이라고 못박고 있다. 사람에 대한 애정과 관심에서 출발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스스로 ‘소셜 디자이너(Social Designer)’라고 자부해왔다. 디자인의 근본이 토목공사나 디자인센터를 건축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위한 행정시스템을 사회적으로 구축하는 것이라 이해된다.
▲ 서울에서 겨울이 가장 먼저 오는 곳.

겨울이 가장 먼저 찾아오는 서울시의 뒷골목, 낮은 곳, 그늘진 곳, 추운 곳에 따뜻한 온기를 전하는 일을 어찌 서울시장에게만 미뤄둘 수 있겠는가? 마음의 온기를 나누면 내 마음의 온도도 따스워지고 받는 사람의 마음도 덥혀질 것이다. 무엇보다 서울이 좀 더 따뜻한 도시가 되어 겨울을 견디기에 좋은 도시, 마음이 넘나드는 온정의 도시가 될 수 있기를 세밑에 기원하게 된다.

그간 서울타임스를 격려하고 지원해주신 독자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서울시민의 삶을 축소하고 확대한 지도에 담고자 했던 새로운 시도가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란 마음도 동봉하여 연말 감사의 편지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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