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 새해가 시작되면서 4월 19대 총선을 향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총선을 97일 남겨둔 5일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애 등록한 서울 48개 선거구 예비후보자는 모두 215명으로 4.5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여·야 중량급 정치인들이 포진한 서울시는 전국 245개 지역구 모두를 합친 것과 같은 비중을 갖는다는 점에서 앞으로 전개될 정국 방향을 좌우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특히 정치1번지로 꼽히는 종로구는 13대 1의 가장 높은 경쟁구도가 만들어지는 등 앞으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종로구는 박진 한나라당 의원이 3선 경력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여·야 예비후보들이 몰리고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정세균 전 민주당 대표가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종로 입성을 노린다는 점이다. 임 전 실장은 차기 행보를 위해 자신의 지역구인 분당 대신 종로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초 강남을 출마가 유력했던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특보가 강북 출마의지를 밝혀 이번 총선에 바람을 일으킬 전망이다. 정계에서 ‘MB 아바타’로 부를 정도로 청와대와 가까운 이 특보가 어떤 결과를 얻을지에 따라 대선정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치게 된다.
이 전 특보는 강북 지역 출마를 시사했을 뿐 특정 지역구를 밝히지 않고 있다. 만약 청와대가 있는 종로구를 선택할 경우 이미 출마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임 전 실장과의 당내 조율이 불가피하다. 한나라당 대표직을 사임한 홍준표 전 대표(동대문을)와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던 나경원 의원(중구)의 출마 여부도 관심사다.
홍 전 대표와 나 의원은 올해 부침을 겪은 정치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같은 침체를 딛고 자신의 지역구를 다시 수성할지는 한나라당에 대한 유권자의 재신임 여부를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예비후보와 다른 의미를 갖는다.
나 의원의 지역구인 중구는 15·17대 의원을 지낸 박성범 전 KBS 방송총본부장 출마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 당내 공천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의 지역구인 서초을에서는 한 때 조국 서울대 교수 출마설이 번져 고 의원 측이 긴장했으나 조 교수는 정계 입문 가능성을 일축했다.
민주통합당의 당 지도부 선출이 진행 중인 야권 예비후보들도 속속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야권은 앞으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선거연대를 통한 단일후보 공천 등 넘어야 할 산이 남아있다.
또 야권은 이번 총선을 앞둔 시민 여론의 흐름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한나라당 고정지지층의 영향력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관악을 출마를 저울질 하는 것으로 알려져 김희철 의원(민주통합당) 측이 긴장하고 있다.
관악을 지역구는 현재 정태호 전 청와대 대변인이 민주통합당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다. 관악갑은 한광옥 전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이 예비후보에 등록, 야권 출마 예정자 사이의 치열한 경합을 예고했다.
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경선에 나서면서 안산 지역구에서 서울로 주소를 옮긴 천정배 의원은 동대문갑에서의 출마를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포을은 11대 1의 비교적 높은 예비후보 경쟁률을 보이는 가운데 지난 4년 동안 원내복귀를 위해 절치부심해온 정청래 전 의원(민주통합당)이 지역구 탈환을 자신하고 있다. 야권의 가장 큰 관심사는 전통적인 한나라당 텃밭인 강남3구에 깃발을 꼽을 수 있느냐에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