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우리’가 대한민국을 바꾼다 !
평범한 ‘우리’가 대한민국을 바꾼다 !
  • 이승희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2.01.07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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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라 제안서 요청이 쏟아진다. 전략적이고 창의적인 사고가 필요해 매번 쉽지 않다. 그러나 막막했던 어려운 제안서도 여럿이 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럴싸하게 마무리된다.  오만방자하던 젊은 시절 나는 제안서를 혼자 쓰는 것이 낫겠다고 종종 생각했다. 그러나 이 생각은 어느 순간 싹 사라졌다. 여럿이 하면 훨씬 좋아진다는 체험들 덕분이다.

겨우 입 뗀 신입직원의 한 마디에 막혔던 생각이 쉽게 풀리기도 했고, 엉성한 전략은 이 사람 저 사람 논리를 더해 빈틈없는 짜임새로 거듭났다. 다른 분야에 관심 많은 직원이 들이댄 엉뚱한 사례에서 창의적인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

프랑스의 미디어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피에르 레비(Pierre Levy)는 ‘한 명의 천재보다 평범한 다수가 더 나을 수 있다’고 ‘집단 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을 정리하며 개미를 예로 설명한다. 개별로서는 어리석은 생물체이지만 ‘종(種)’으로 집합하면 하나의 머리를 가진 한 마리의 짐승처럼 영리하게 움직인다는 것이다.

그는 ‘강력한 소통체계인 인터넷에서 개인들은 인류의 가장 보편적인 지적체계를 낳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즉 시공간을 뛰어넘는 인터넷을 통해 각자 가진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집단지성이 되어 배제와 소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미 집단지성의 위력은 위키피디아 등에서 증명되었다. 이에 기업들은 대중이나 외부 전문가에게 다양한 영역의 참여를 개방해 집단지성을 이용하는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에 긍정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총선과 대선 등 우리 정치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과거에 선거는 다수의, 익명의, 고립된 유권자가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젠 다르다. 유권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평소 주고받았던 여러 이슈 관련 대화를 기반으로 서로의 정치적 입장을 확인한다. 그리고 언행일치에 대한 스스로의 자각과 무언의 사회적 압력에 선거 관련 행동을 한다.

‘우리’가 되어 정당과 후보의 지향과 언행을 검증하고 공약을 꼼꼼히 분석한다. 투표 당일에는 물리적으론 혼자지만 사회적으로 ‘우리’와 동행한다. 이러한 변화에 한 쪽은 정치적 집단지성이라 반기고 다른 쪽은 선동이라 걱정한다. 모두 알고 있듯이 선동은 소통권력을 소수가 독점하고 있을 때, 내가 권리를 위임할 그들이 무엇을 했는지 하려 하는지 알 수 없을 때 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모르는 것은 같이 열심히 파고 애매한 것은 서로 묻고 답해 ‘나’보다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다. ‘우리’가 만들어 낼 대한민국을 믿고 기다려보심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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