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침은 어르신들의 마음까지 만져줄 수 있어요”
“수지침은 어르신들의 마음까지 만져줄 수 있어요”
  • 양재호 인턴기자
  • 승인 2012.01.07 07:2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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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수지침 금천지회 봉사단 팀장 류 재 송 씨
▲ 류재송 고려수지침 금천지부 봉사단팀장

찬바람이 불면서 마음마저 꽁꽁 얼어붙은 겨울. 수지침을 통해서 어르신 마음의 추위를 따듯하게 만드는 이가 있다. 바로 금천구의 류재송 씨(금천구 시흥1동)다.

2011년 봉사부문에서 서울시장상과 더불어 국민보험공단 감사패까지 받은 봉사의 달인 그를 만나봤다.

- 본인의 활동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저는 고려 수지침 금천지부회에서 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수지침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주로 노인복지관, 경로당, 장애인복지관 등을 다니면서 어르신에게 수지침을 놓아드리며 함께 대화하고 있습니다. 사실 수지침 치료보다는 함께 손잡고 이야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수지침 봉사활동을 하게 된 동기는?
“봉사활동은 90년부터 시작했는데요. 당시에 노력봉사를 하면서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어르신들에게 더 큰 도움이 되고 싶었죠. 그래서 전문 기술을 습득해서 봉사활동을 하는 건 어떨까 생각하면서 수지침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맥을 보는 것과 기본적인 한의학도 배우게 됐고, 민간 수지침 자격증도 취득했습니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역시 가장 어려운 문제는 인간관계인 것 같아요. 노인봉사가 꾀 권장되어있다 보니, 가끔 어떤 어르신들은 봉사활동 받는 걸 당연시 여기기도 해죠. 그래서 개인적인 일로 봉사활동을 빠지게 되면 어르신들이 무척 냉대하시거든요. 그러면 봉사자와 어르신들 관계가 애매해져요. 그럴 때 일수록 처음 봉사할 때의 마음가짐을 되새기면서 오히려 능청스럽게 ‘보고 싶으셨죠 지난주에 빠져서 죄송해요’라고 말하며 먼저 다가가면 어르신들이 웃으며 반겨주세요.”(웃음)

-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한번은 거리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요. 폐지를 줍는 어르신이 리어카를 끌고 제게 오셨어요. 돈이 없어서 나이가 일흔이 넘도록 병원 한번 못가셨다고 하시면서 수지침을 놓아달라고 하셨죠. 어르신 손이 지저분해서 위생상 수지침을 놓을 순 없었고, 붙이는 침을 놓아드리고 함께 3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전 봉사한 사실을 잊고 지냈는데요. 몇 개월 후 어떤 분이 꼬질꼬질한 종이 뭉치를 하나 주시는 거예요. 열어보니까 붕어빵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제게 그날 침을 놓아주고 이야기 들어줘서 고맙다고 말씀하셨어요. 순간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아직도 그 감동이 잊혀 지지 않아요.”(울음)

- 봉사활동을 통해서 느끼는 것은
“가난하고 몸이 편찮으신 어르신을 만나면 뜨거운 정을 느끼게 되죠. 마음의 부자가 되는 겁니다. 특히 제가 수지침 봉사를 하잖아요. 편찮으신 어르신 손을 잡고 이야기할 때 말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전달되는 따듯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끝으로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최근에는 필리핀 다문화가정 여성들과 자녀들을 돕는 봉사활동까지 활동을 넓혔습니다. 말이 통하긴 하는데 확실히 마음까지 전달되는지 모르겠어요. 아이들과 더 잘 소통하기 위해 영어를 배워볼 생각이에요. 그래서 사람을 더 많이 만나고 사랑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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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2012-01-16 10:45:07
우선 류재송선생님의 진심어린 봉사활동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내 주변가까이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분들이 너무 많은데, 요즘은 너무 먼곳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일회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이렇게 10여년이상 꾸준하게 지역에서 활동하신 그 노고와 이 아름다운 마음이 바이러스처럼 널리널리 오래오래 계속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