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에 대한 편견 깨는 게 ‘먼저’
노숙인에 대한 편견 깨는 게 ‘먼저’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2.01.06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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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열린여성센터 김 민 아 사회복지사
▲ 김민아 사회복지사

1월 2일 2012년 업무를 처음 시작하는 날, 그러나 김민아 씨는 계속 울려대는 핸드폰을 받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전화 횟수도 횟수지만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말해야 했기 때문이다.

김민아 씨에게 기자들의 전화가 빗발쳤던 건 그날 발표된 노숙인 저축왕의 취재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김민아 씨는 노숙인 저축왕에 대한 언론과 사회의 관심이 반가웠지만 한편으론 꾸준한 관심이 아쉽다고 말한다.

(사)열린여성센터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는 김씨는 다양한 업무를 하지만 그 중에서도 여성 노숙인의 쉼터를 제공하고 자활을 지원하는 일을 주로한다. 센터는 1층은 사무 공간으로 2층과 3층은 쉼터와 생활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쉼터에는 현재 30여 명의 여성 노숙인과 가족이 머무르며 마음과 몸의 안정을 취하고 일을 통해 자활을 준비하고 있다. 김민아 씨는 여성 노숙인은 특히 우울증 등의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심리 치료 등 마음의 안정이 우선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노숙인이 되기까지 정말 어렵고 힘든 상황을 겪게 되는데 이게 우울증 등의 질환이 된다는 것이다.

“노숙과 노숙인에 대한 개념과 편견을 깨야 한다. 흔히 서울역 주변에서 보는 술 마시고 아무데서나 널부러져 자는 노숙인의 모습을 생각하며 왜 그런 게으른 사람들에게 지원하냐고 하는 데 그건 극히 일부분입니다.”

김민아 씨는 이런 선입견과 편견이 노숙인의 자활을 더디게 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한다. 오히려 노숙인 가운데에는 눈에 띄지 않는 사람이 더 많으며 이들의 자활의지는 꽤 높다고 한다. 더 이상 내려갈 곳 없다는 생각으로 하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자활의 꿈을 키운다.

“소득의 90%나 전부를 저축하지만 절대액으로 보면 그리 많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실질적인 자활 지원책이 필요한 거죠.” 김민아 씨는 일정한 주거 없이 거처를 불안정하게 옮기는 사람들 넓는 노숙인의 개념에 포함시켜야 노숙인 자활과 지원의 폭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열심히 일해서 다른 사람이 자활을 하고 나가는 것을 보면 뿌듯하고 보람을 느낀다’는 천상 사회복지사였다. 더구나 욕심 많은 사회복지사이다. 더 전문적인 공부를 위해 2012년 1학기부터 가톨릭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더 공부하기로 했다. 이것 말고도 ‘정신보건사회복지사’를 공부해 자격증을 취득할 예정이란다. 센터 업무에, 대학원 공부에, 또 ‘정신보건사회복지사’ 공부까지. 정말 바쁠 것 같은데 이렇게 열심히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나중에는 서울이 아닌 지방에 우리 센터 같은 여성 노숙인 쉼터를 만드는 것이 제 꿈입니다. 물론 이 꿈의 가장 큰 지원자는 우리 남편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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