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 Map으로 본 ‘행복’ ‘How To Be Happy’
GIS Map으로 본 ‘행복’ ‘How To Be Happy’
  • 송규봉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2.01.08 0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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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행복론, ‘행복’ 이름표의 1248개 사업체

진짜? 붕어빵 먹을 때 제일 행복했다구? 맞아~ 그렇다니깐. 놀이터에서 야구를 했고 목욕탕도 갔다.

목욕탕을 갈 때는 꼭 물안경을 챙겨간다. 온탕 전문 수영선수다. 동네 도서관에서 갔다. 엄마라면 좀체 사주지 않을 컵라면을 간식으로 먹었다.

요전에 이모가 사준 ‘버터구이 오징어’를 사달라고 한다. 점심에 보리비빔밥을 맛있게 먹으면 두 마리 사주기로 서로 타협했다.

이 가게의 오징어가 동네에서 제일 맛있다고 반복한다. “진짜 맛있지?” 다음에도 버터 오징어는 꼭 먹어줘야 한다는 포석이다. 붕어빵 먹는 소년의 행복 지수는 과연 몇 퍼센트일까?

도서관 DVD실에서 ‘박물관은 살아있다’를 나란히 관람했다. 만화책 포함 몇 권의 책을 빌렸다. 그중에는 충치에 관한 동화책도 있다. 칭찬용으로 손색없는 선택이다. 오후에는 절친 건영이네에서 놀고 집에서 콩나물밥을 먹었다.

임재범의 노래를 들으며 ‘울컥’한다던 집중력은 온데 간데 없다. 가족 공식 시청물 ‘나는 가수다’에 시큰둥하다. 언제부턴가 문자투표도 불참중이다. 시청률이 더 떨어질 건가? 전날 고모 네에서 세 살짜리 사촌동생을 돌본답시고 잔소리를 하기도 하고, 고모부의 닌텐도를 붙들고 정신없었다. 자기 마음 알아주는 고모부가 최고다.

아홉 살짜리 사내아이의 연말 연휴 풍경이다. 언제 행복해? 물어보았다. 붕어빵을 봉지에 들고 가면서 물었으니, 당연히 붕어빵을 먹을 때가 제일 행복한 게지. 귀찮게 또 물었다. 붕어빵 말고는 뭐가 행복해? 귀찮다는 듯이 ‘방학했을 때’라고 한다.

붕어빵, 방학 말고는? 아빠랑 야구할 때. 대답하는 데 1초도 안 걸린다. 오늘은 떡볶이 먹을 때라고 대답했다. 아이들의 행복은 그때그때 단순하고 즉각적이다. 어른들의 행복도 그럴까?

행복을 파는 가게

몇 개나 될까? 호기심이 발동했다. 서울시 사업체 중에서 ‘행복’이라는 이름을 내건 가게와 회사를 검색해보기로 했다. 64만 사업체 400만 일자리 중에서 ‘행복’을 간판에 내건 업체는 1248개 4312명이 일하고 있었다. 행복이라는 이름은 서울시 곳곳에서 발견된다. 행복은 이렇게 곳곳에 있거나 또는 듬성듬성 있는 것일까? 양천구에서 행복의 이름은 가장 강도가 높다. 어느 백화점의 이름에 ‘행복’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가게와 회사 이름에 ‘행복’이라는 글자가 들어간 상호들이 재미있다. 1000원의 행복(분식점), 9900원의 행복(식당), 만원의 행복(주점), 행복나눔재단(단체), 행복디자인(건설업), 행복노래방(노래연습장), 행복을 나르는 사람들(운송업), 행복이 가득한 집(침구제조), 행복이 피는 집(꽃집), 행복하우스(인테리어업), 행복찬스(복권업), 행복추구권(부동산중개업), 행복출발(결혼상담업), 행복한 세상(광고업), 내몸의 행복(피부미용업), 행복한 향기(화장품업) 등이 눈에 띈다.

가게마다 ‘행복’을 취급한다지만 그곳에 가면 행복을 살 수 있는 걸까? 가게 말고 어떤 직업을 선택하면 행복할까? <미래의 직업세계 2007>라는 보고서는 우리나라 주요 직업 170개를 선정하여 4343명을 대상으로 직업별 직무만족도, 평생 직업으로서의 적절성, 스트레스, 관련 교과목 등을 조사했다.

이 조사에서 만족도가 가장 높은 직업은 사진작가와 작가, 항공기 조종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델과 의사, 크레인·대형트럭 운전사 등은 직업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간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사진작가의 만족도가 5점 만점에 4.60점으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작가(4.48), 작곡가(4.44), 바텐더(4.36), 인문과학 연구원(4.32), 상담전문가(4.28), 인문사회계열 교수·성직자·환경공학 기술자(4.24), 인문계 중등학교 교사(4.20) 등의 순이었다. 반면 모델(2.25), 의사(2.84), 크레인 운전사(3.00), 귀금속·보석세공원(3.16), 애완동물 미용사(3.20) 등은 직업 만족도가 낮았다.

평생 직업 으로 가장 적당한 직업은 상담전문가, 인문·사회계열 교수, 항공기 조종사, 성직자, 사회과학 연구원 등이 꼽혔다. 반대로 프로게이머, 컴퓨터 프로그래머, 가수, 데이터베이스 관리자 등은 적당하지 않다는 응답이 많았다.

스트레스가 가장 많은 직업은 투자분석가, 방송연출가, 외환딜러, 프로게이머, 카지노 딜러, 만화가 및 애니메이터, 쇼핑호스트, 행사기획자, 금융자산운용가, 회계사, 기자 등의 순이었다. 몇 년이 흘러 2012년 직업의 행복지수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2006년 미국의 ‘사회종합조사(General Social Survey)’에서 가장 행복도가 높은 직업 순위가 발표되었다. 1) 성직자 2) 소방대원 3) 여행 사무원 4) 가정부(집사) 5) 철물·건축재 판매원 6) 건축가 7) 기계수리공 8) 특수교육 교사 9) 배우 및 감독 10) 과학기술자로 조사되었다. 행복도가 높은 직업은 타인을 돌보고 가르치고 보호하는 일과 관련된 직업과 창조적인 결과를 추구하는 직업이 상위권에 속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심보선 박사, http://webzine.moonji.com/?p=5249)

한국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 3년 연속 OECD ‘꼴찌’

한국방정환재단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는 2011년 3~4월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6410명을 대상으로 ‘2011 한국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 국제비교’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의 행복지수가 OECD 23개 회원국 중 가장 낮았다. 행복지수는 청소년 개개인이 얼마나 행복하다고 생각하는지 조사해 점수를 매겼다.

한국 어린이와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평균점수(100점)보다 34점이나 낮은 65.98점이었다. 1위 스페인(113.6점)보다는 47.6점이나 낮았다. 꼴찌에서 두 번째인 헝가리(86.7점)와도 20점 이상 차이가 났다. 한국은 2009년 이래 3년 연속 꼴찌다.

‘행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초등 4학년의 54.4%가 ‘가족’을 택했으며 ‘돈’(3.1%)을 택한 학생은 가장 적었다. 그러나 고학년으로 갈수록 돈이라고 답하는 학생이 많았다. 고3은 행복의 조건 1위로 ‘돈’(26%)을 꼽았고, 가족(20.5%)은 2위였다.

모 기관에서 전국 24개 초등학교 4~6학년 1496명을 대상으로 ‘행복정도’에 대해 설문을 진행 한 적이 있다. 설문에 응한 학생 중 ‘행복하다’고 답변한 아이는 23.9%에 지나지 않았다.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다’는 답변이 38.9%, ‘조금 불행한 것 같다’는 답변이 10%, 심지어 ‘매우 불행하다’는 답변도 3.1%였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을 누려할 우리 아이 중 52%, 즉 절반이 넘는 아이가 행복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행복연구의 권위자인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에드 디너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한국은 지나치게 물질 중심적이고, 이것은 한국의 낮은 행복도로 나타난다.” 그는 17세에 행복도가 높은 아이일수록 40세 연봉을 더 많이 받는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그 이유로 행복감은 성취욕과 깊은 관련이 있으며, 행복감이 높을수록 성취감도 높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문용린, 행복한 성장의 조건, 2011)

어른의 행복

얼마일까? 갤럽이 50년간 150개국 이상 500~1500만 명을 설문조사했다. 웰빙과 행복에 관련해 건강과 부, 인간관계, 직업, 커뮤니티 등 수 백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분석했다. 그중 직업만족도에 대한 질문이다. “날마다 해야 하는 당신의 일을 좋아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강한 긍정의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20%에 불과했다.

14퍼센트? = 컨설팅 회사인 타워스페린(Towers Perrin)은 2005년도에 16개국의 대기업과 중견기업 근로자 8만6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업무에 대한 그들의 몰입도를 ‘높음, 보통, 낮음’으로 분류했다. 연구에 따르면 14%에 불과한 임직원이 그들의 업무에 매우 높은 몰입도를 보이는 반면, 24%는 매우 낮은 몰입도를 보였다. 나머지 대략 85%의 근로자는 그들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적게 몰입하고 있다.

진짜? 90 퍼센트나? = 한국 직장인 10명 중 9명이 ‘어느 순간 모든 걸 팽개치고 사라지고 싶다’고 답했다. 취업포털 ‘사람인’은 직장인 1391명을 대상으로 ‘귀하는 정신가출 증후군을 경험한 적 있습니까?’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 여성 94.1%, 남성 80.2%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전체의 87.8%가 ‘정신가출 증후군’을 겪는다고 말했으며 ‘그렇지 않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10% 정도 밖에 없는 셈이다. 정신가출 증후군의 원인으로는 피로누적 등 체력적 한계(57%, 복수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다.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47.2%), 과도하게 많은 업무량(42.4%), 개인적인 시간 부족(35.2%), 불투명한 회사 비전(32.8%), 낮은 연봉(30.7%) 등이 순위를 이루고 있다.

‘실제로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난 경험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29.1%가 ‘일탈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일탈 방법으로는 ‘퇴사’가 43.7%(복수응답)가 가장 많았으며 국내 여행(33.8%), 해외여행(21.1%), 무단 결근(18.6%) 등의 순이었다. 반면, 일탈을 실행하지 못한 직장인들은 경제적 타격(51.3%, 복수응답), 용기부족(40.9%), 충동적 결정이 싫음(39.4%), 동료 및 회사에 피해를 입힐 것을 걱정함(25.6%), 떠나도 갈 곳 없음(23.6%)등을 이유로 들었다.

How To Be Happy

“훌륭한 삶이란 행복한 삶이다. 훌륭한 사람이 되면 행복해진다는 뜻이 아니다. 행복하면 그것이 곧 훌륭한 삶이란 뜻이다.” 버트란트 러셀(Bertrand Russell)의 조언이다. “당신이 정말로 행복한 사람을 관찰한다면 그 사람은 배를 만들거나, 교향곡을 작곡하거나, 아이들을 교육시키거나, 정원에서 겹달리아를 기르거나, 고비 사막에서 공룡 알을 찾고 있을 것이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날 즈음, 평생 우울증 환자만을 진료해온 오스트리아 정신과 의사 베란 울프(Beran Wolfe)의 회고이다.

병원청소부에게 행복이란 무엇일까? 사람은 경제적 이유, 사회적 경력, 소명의식 3가지의 기준으로 일을 한다.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 가장 낮은 직종이라고 생각하는 병원청소부에는 3가지 기준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까?

연구자들이 병원의 청소부 28명을 인터뷰 했다. 물론 청소 일을 싫어하고 별다른 기술이 필요 없다고 여기며 꼭 필요한 최소한의 일만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반면에 자신의 직업을 좀 더 크고 의미 있는 일로 바꿔놓은 사람들도 있었다. 이런 부류의 청소부는 자신의 일이 환자, 방문객, 간호사들의 일상생활을 개선시켜 주는 일이라고 스스로 생각했다.

소명의식이 높은 그룹은 사람들과 활발하게 교류한다. 예를 들면 방문객에게 안내를 해주고 환자들의 기분을 좋게 해주었다. 청소 일을 좋아한다고 대답했으며 그 일이 상당한 기술을 요한다고 평가했다. 이런 청소부들이 일에서 몰입을 느낀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들은 ‘어떻게 하면 최대한 효율적으로 일을 마칠 것인지, 어떻게 하면 환자들을 더 편안하게 해주어서 빨리 회복되도록 도울 것인지’와 같은 과제를 스스로에게 부과했다.

그들은 벽에 걸린 그림을 다시 배치한다든지 야생화를 꺾어오는 등 정해진 임무 이상의 일을 했다. 자신을 그저 바닥을 닦고 쓰레기통을 비우는 사람이 아니라 보다 크고 통합된 전체의 일부로서, 사람들의 삶을 개선시켜주는 시스템의 일부로서 봉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소냐 류보머스크, How To Be Happy, 2008)

2011년 내가 만난 가장 행복한 사람은 한충자 할머니이다. 충북 음성군 노인종합복지관에는 시창작 교실을 수료한 시문학 동아리 회원들이 있다. 한충자 할머니는 72세에 처음 한글을 배워 75세에 시 짓기를 시작한 뒤 2008년 시집을 펴냈고 올해 나이는 81세이다. CBS 라디오 정혜윤 PD가 취재한 내용이 <여행, 혹은 여행처럼>이라는 책에 실려 있다.

아홉 살짜리 아들에게서 행복은 지금 바로 여기에 있는 단순한 것들을 감사하는 것이라고 배운다. 직업 만족도 조사에서는 우울하고 괴로운 일 대신 남을 돕거나 보살피며 창조적인 방향으로 일해야겠다고 되돌아보게 된다.

한충자 시인이 보여준 대로 새롭게 시도하고 배우고 나아지는 데는 나이나 돈이 근본적으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우친다. 새해 새로운 계획을 거창하게 세우는 대신, 붕어빵 속에서 시집 한 권이나 야생화 화분에서 삶의 의미를 볼 수 있기를 소망한다. 남이 세운 기준 말고 내가 세운 기준으로 남과 더불어 행복해질 방안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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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 데이터 및 분석 제공 : ㈜ GIS United

㈜ GIS United는 국내 최초 GIS 분석전문 컨설팅사로 민간분야에서는 유통, 물류, 금융, 제조, 서비스, 부동산 분야의 상권분석, 입지전략, 지역마케팅, gCRM에 관한 컨설팅을 수행하며 공공분야에서는 감사원, 보건복지부, 한국자산관리공사의 GIS 분석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언론방송 분야에서는 전국 구제역 매몰지 분석, 4대강 인접지 부동산 상승, KTX 사고다발지역 위험도분석이 신문방송에 보도된 바 있다. 현재 서울타임스는 GIS United와 지리공간 콘텐츠에 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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