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1 총선을 앞두고 ‘무주공산’이 된 서울의 5개 지역구에 예비후보들이 몰리고 있다. 현재 공석중이거나 앞으로 현직 의원 출마가 제한되는 서울의 지역구는 종로와 양천갑, 노원병, 강남을, 강동갑, 동대문갑 등 5곳이다.
이 가운데 종로와 양천갑, 노원병 지역구는 각각 박진·원희룡·홍정욱 의원(한나라당)이 불출마를 선언해 공석이 된 곳이다. 강남을 지역구는 공성진 전 의원(한나라당)이 지난해 6월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해 사고당부가 됐다.
강동갑 지역구는 김충환 의원(한나라당)이 배우자의 선거법 위반으로 피선거권을 제한받게 됐다. 김 의원은 지난 2009년 1월 부인이 유권자 등에게 설 선물을 돌린 혐의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해 사면 복권됐지만 이번 총선에 출마해 당선되더라도 즉시 당선무효가 된다.
예비후보 13명 종로구, 정세균 맞상대는?
이들 지역구 가운데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곳은 박진 의원이 출마하지 않는 종로구로 11일 현재 13명의 예비후보가 선관위 등록을 마쳤다. 특히 민주통합당 정세균 전 대표가 ‘호남 텃밭’을 버리고 정치 1번지 종로 출마를 결정하면서 본선에서 격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는 정 전 대표 외에 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 소장(전 박원순서울시장후보선거본부 종로구상임공동선대위원장)과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이성호 한국태양광산연합회 상근부회장(전 서울시의원) 등이 있다.
종로에 출사표를 던진 한나라당 예비후보는 장창태 잃어버린 한국고대사 연구회 부회장과 남상해 (주)하림각회장 등 2명이다. 한나라당은 앞으로 정세균 전 대표를 저격할 수 있는 후보 공천에 상당한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야권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통합진보당과 국민행복당, 진보신당, 평화민주당 등 군소정당 및 무소속 예비후보가 종로구 출마를 노리고 있다.
한나라당·민주통합당 전 대변인 대결 전망
원희룡 의원이 3선의 기득권을 버리고 불출마를 선언한 양천구갑 지역구는 한나라당 지지성향이 강한 곳으로 4·11 총선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한나라당 예비후보는 목포시 지구당 위원장 출신인 배종덕 지역주의타파범국민실천위원회 위원장과 김해진 전 특임장관실 차관이 당의 낙점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맞설 민주통합당 측은 권보근 전)국회의장실 공보비서관과 차영 전 민주당 대변인이 예비후보등록을 마쳤다. 정계에서는 한나라당의 양천갑 수성을 위한 조윤선 전 당 대변인 공천을 점치고 있다.
이럴 경우 양천갑에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전 대변인끼리 맞붙게 된다.
‘타운돌이’역풍 불면 한나라당 타격 불가피
홍정욱 의원이 초선 의원으로서 전격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한 노원병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노회찬 당시 진보신당 대표가 분루를 삼킨 곳이다. 노 전 대표는 통합진보당 상임대표로 옷을 갈아입고 일찌감치 예비후보등록을 마쳤다.
노 상임대표는 지난 선거의 패배 설욕과 통합진보당 원내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밖에 11일 현재 민주통합당 황창화 전 한명숙 국무총리실 정무수석과 이동섭 당 지역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져 야권 총선연대에 따른 공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아직 예비후보등록을 하지 않고 새로운 인물을 내세우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노원병 지역구는 지난 총선에서 뉴타운 공약을 내세운 한나라당의 바람에 휩쓸려 홍 의원에게 표를 몰아줬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타운돌이’ 역풍이 거셀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전략공천 지역, 허준영 강세
공성진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사고당부가 된 강남을은 전통적인 여당 텃밭으로 야당의 깃발을 꽂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이 지역구 예비후보로 한나라당 허준영 전 경찰청장·한국철도공사 사장이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허 전 경찰청장은 지명도와 인지도에서 앞서 야당으로서는 만만치 않은 상대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강남 3구를 전략공천지역으로 내세울 경우 허 전 경찰청장의 낙점 여부도 현재로서는 장담하기 어렵다.
이에 맞서는 야권 예비후보는 민주통합당 김영주 목사와 신언직 통합진보당 정책위 공동의장 등이 눈에 띈다.
현역 출마 불가능, 예비후보 6명 본선 기대
김충환 의원의 출마가 사실상 불가능한 강동갑 지역구에는 한나라당 3명,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및 무소속 각 1명 등 6명의 예비후보가 몰리고 있다. 한나라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신동우 민선 3·4기 강동구청장은 탄탄한 지역기반을 바탕으로 여의도 입성을 자신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당내 예비후보로는 박희성 한나라당 부대변인과 홍용락 전 MBN-TV 사회자 및 시사평론가 등이 있다. 야권 예비후보는 황희석 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대변인(민주통합당)과 박치웅 통합진보당 강동구 위원장, 배온 테힐림리더십연구소장(무소속)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