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미술의 피카소, 김환기
한국현대미술의 피카소, 김환기
  • 정민희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2.01.14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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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3년 전라도 신안군에서 태어난 김환기는 서울의 중학교로 유학을 왔으나 곧 중퇴하고 18세에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일본대학 예술학원 미술학부(1922~1936)를 졸업했다.

1950년대는 파리시기, 1960년대에서 1970년대 초반은 뉴욕시기로 이어진다. 61년 동안의 삶속에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종일 작업에 열중해 한국 현대미술 사상 가장 많은 작품을 남긴 독보적 존재이기도 하다.

1930년대 일본유학시절 한국 화단에서는 거의 전무한 기하학적 구성의 <론도>, <창>과 같은 작품으로 한국 추상회화의 선구자가 됐다.

▲ 달밤의 화실. 1958년. 98×79cm

1956년 파리로 가면서 한국의 자연에 근간을 둔 백자항아리, 달, 산, 매화 등을 모티브로 작업하면서 항상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국제적인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조선백자와 목기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수집 과정에서 오가는 교감을 소중히 여겼다. 동양적 아름다움의 참맛을 아는 높은 안목의 소유자 김환기의 작품은 2012년 탄생 99년이 되는 지금까지도 어떠한 미술품보다 세련된 색감과 구성, 무한한 의미를 자아낸다. 진정 한국현대미술의 뿌리이며 거장이다.

1963년 말부터 뉴욕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김환기의 작품양식은 점, 선, 면에 의한 또 하나의 조형기법을 구사하면서 ‘점화’를 이루어낸다.

1970년 제1회 한국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받은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에서 보면 수묵화를 연상시키듯, 엷은 색조에 번져나가는 효과로 점을 찍고 이를 사각테두리로 에워싸며 전체로 확대해 화면 전체가 밀도 있는 별들이 가득한 우주를 연상케 한다.

▲ 10만개의 점. 1973년. 263×205cm

‘내가 그리는 선, 하늘 끝에 더 갔을까, 내가 찍은 점 , 저 총총히 빛나는 별만큼이나 했을까. 눈을 감으면 환히 보이는 무지개보다 더 환해지는 우리 강산…’

그의 일기에서 보듯 모든 것이 자연이 출발점이며 그 자연으로 더 가까이 가기 위함이었다. 고향하늘과 바다에 대한 그리움을 바탕으로 동양적인 전통을 계승하면서 서구사회와의 융합, 구상과 추상의 공존을 이루며 자연스럽게 새로운 소재와 표현양식을 창조해냈다.

한국의 푸른 하늘과 동해 푸른 파도의 색을 즐겨 사용하던 김환기는 1974년 작고하기 전부터 자신의 죽음을 암시하듯 회색빛 점으로 화업 인생을 마무리했다.

▨한국현대미술의 거장 김환기展. 갤러리현대(02-2287-3500)
기간 2012.1.6~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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