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 어느 일용직 노동자의 44만 원
[동대문구] 어느 일용직 노동자의 44만 원
  • 양재호 인턴기자
  • 승인 2012.01.1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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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구 휘경2동 이철우 씨, 일용직 일당 1년 모아 기부
▲ 이 씨는 주민센터에 꺼내든 검은 봉지 안에는 그가 1년 동안 일용직 노동으로 어렵게 모은 돈 44만 원이 들어있었다. 그는 이 기부금을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기부했다. 그의 이웃을 향한 사랑의 나눔이 주변을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12일 동대문구 휘경2동 주민센터에 남루한 차림의 60대 노인이 검은 봉지를 손에 들고 찾아왔다.

“금액이 워낙 적어서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어려운 사람들 돕는데 써주세요”

검은봉지를 책상에 내려놓고 황급히 자리를 떠나려던 노인을 복지담당자가 설득하고 나섰다. 기탁서를 작성해야만 기부금을 접수 처리할 수 있다는 담당자의 말에 노인은 신원을 드러냈다.

화제의 주인공은 휘경동 281-59에 거주하는 65세 이철우 씨였다. 이 씨는 일용직으로 어렵게 생활하면서 하루 일당 중 일부를 1년 동안 꼬박 모아왔다고 말했다.

이 씨는 “해마다 한 푼 두 푼 모은 돈을 제 고향 동 주민센터로 보내곤 했는데, 올해는 제가 생활하는 동네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고자 왔습니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심경을 말한 이 씨는 황급히 주민센터를 떠났다. 검은 봉지 안에는 10원짜리 동전부터 낡은 지폐까지 44만1290원이 들어 있었다.

휘경2동 주민센터 전진희 주무관은 “이기주의가 팽배한 세상이라고 하지만, 자신의 형편도 어려우면서도 주변을 돕기 위한 마음의 부자들이 곳곳에 있다”며 “이러한 아름다운 기부가 퍼져나가 우리 사회가 더욱 따듯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씨에게 기부한 성금이 비록 큰 금액은 아니지만 추운겨울 어려운 이웃에게 값지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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